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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힘 내세요 -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3
죠반니노 과레스끼 지음, 김명곤 옮김 / 민서출판사 / 1999년 5월
평점 :
절판
돈 까밀로와 빼뽀네를 만나기 전, 내가 아는 이태리는 로마나 피렌체로 대표되는 도시들과 유적, 그리고 장구한 역사의 나라, 그리고 전성기의 로마 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틱한 영화들에서만 등장하는 나라였다. 내가 이태리 여행을 했다는 사실도 그런 견해를 수정하는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서 뽀강을 만났고 (스토리를 잘 읽어보니 밀라노 근처인 것으로 짐작된다)60년대의 극심한 좌우익 대립이 벌어지고 있는 시대에 그것에 직접 맞부딪히며 사는 우리와 비슷한 촌마을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약간은 황당할 수도 있는 재미있는 스토리 때문에 그 안에 담겨있는 당시 좌우익이 심각하게 대립하던 정치상과 전후 이태리의 복잡한 사회상에 대한 것이 간과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약간만 신경써서 읽는다면 조반니노 과레스끼는 자신의 이야기 안에 그 심각한 얘기를 녹여 넣고 또 자신이 가장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한국인과 비슷하게 감정적이고 일단 믿는 것에 대해선 매사에 물불 안가리는 반도 국가라 그런지 이들의 행동은 정말 우리를 연상하게 하는 구석이 있다. 그러나 그 해결과 화해는 당시 북한과 극심하게 대립하던 우리로선 정말 생각지도 못한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처럼 이데올로기에 의한 대규모 대리전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사상적인 문제로 심각한 내전 비슷한 것을 겪었던 이태리. 하지만 그렇게 부대끼고 싸워 가면서도 그 좌우익이 함께 살아갈 수 있었다는게 행운이란 생각도 든다. 재미도 있고 생각도 하게 해주고.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또 이태리 북부 사람들이라면 학을 떼는 나지만 돈까밀로와 빼뽀네는 해리 포터와 함께 제일 좋아하는 주인공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