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화 빛깔있는책들 - 불교문화 50
홍윤식 지음 / 대원사 / 198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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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면서 내 능력의 부족탓인지 솔직히 불화의 아름다움은 그다지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역설적이겠지만 이 책은 자세하고 다양한 그림이 많아서 좋다.

이 책 역시 일때문에 자료 조사 차원에서 빨리 읽는 목적이라 소소한 느낌이나 감상보다는 탱화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와 탱화 보는 법에 대한 방법을 찾는데 주력하긴 했다.

그런데 감식법은 너무나 방대하고 수준높은 내용이라 그런지 몰라도 이 책에서 탱화의 수준이나 시대를 파악하는 감식법에 대한 부분은 거의 없다시피하고 다양한 종류의 탱화를 지면이 허용하는 한 자세하고 설명해주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목적과는 좀 거리가 멀었지만 그래도 탱화 하면 모두 부처님을 가운데 놓고 주변에 이런저런 보살들과 동자, 천녀들이 둘러싸고 있는 그림이려니 하던 내게 탱화에 묘사되는 다양한 부처들과 신들, 그리고 중심에 누가 섰냐에 따라 구별되는 종류는 대강 머리에 넣을 수 있었다. 다 똑같이 보였던 부처와 보살들을 약간이나마 구별할 수 있게 됐다는 것도 책을 통해 얻은 수확이긴 하다.

탱화라는 쟝르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불화에 등장하는 다양한 존재들(부처부터 축생까지 포함이 되니 이 단어가 제일 적절할듯). 특히 불교 내부의 교리 뿐 아니라 도교와 민간신앙에서까지 흡수되어 신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다양한 존재들의 역할을 그림을 통해 듣다보니 불교 역시 인도 출신답게 다신교적 성격을 강하게 띄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불화를 볼 때 원근법을 쓰지 않는 것에 대해 나름대로 여러가지 생각을 추측했었는데 그 이유를 명확하게 건진 것이 지식 측면에선 가장 큰 수확. 불화의 세계가 시공을 초월한 세계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서양 화가들이 환상이나 시공을 초월한 세계를 쓸 때 사물을 분해하거나 원근법을 흐트러뜨려 놓는 것도 이 사상과 일맥상통하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이것 역시 생각을 좀 더 해볼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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