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 - 상 범우고전선 18
J.J.루소 지음, 정범구 옮김 / 범우사 / 1995년 4월
평점 :
품절


루소는 지금부터 거의 300년 전의 사람.

자기 자식들은 다 고아원에 맡기고 세상을 떠돈 사람이 쓴 교육서가 이렇게 오랫동안 교육에 관한 필독서가 되고 있다는 것이 조금은 부조리하다는 생각은 든다. 그리고 에밀의 내용도 꼼꼼히 따져가면서 읽어보면 낡은 부분이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장문의 글이 살아남은 이유는 닳아지는 껍질 속에 숨은 알맹이가 시대에 관계없이 중요하기 때문일 것 같다.

바로 우리가 지금 거의 다 잃어가고 있는 인간 만들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 교육을 통해 성취하려는 특정한 목적이 아니라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따뜻한 인간을 찾고 만들려는 력 때문에 이 책이 읽혀졌고 또 나도 읽게된 것 같다.

솔직히 이 책은 에밀이라는 가상의 청년이 루소라는 선생에 의해 아기 때부터 교육되어져 훌륭한 성인으로 성장해 결혼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담고 있다. 하지만 성장소설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대기도 아닌... 참 어정쩡한 쟝르라는 생각을 책을 읽는 내내 했다.

드라마를 기대한다면 대체로 실망을 할듯. 요즘 우리가 다마고치르 비롯한 사이버 상에서의 캐릭터를 키우듯 그만의 방식으로 루소가 창조해낸 완벽한(?) 교육 과정과 그 이상의 결실을 만나는 것이 바로 에밀을 읽는 이유인듯 하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인간은 참 변하지 않는 동물이란 것을 다시금 재확인. 여기서 주장하는 내용들은 현대에도 그대로 주장되고 있고 역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 이런걸 보면 과연 인간에게 희망이라는게 있는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