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서 보석을 읽다 - 과학자가 들려주는 명화 속의 보석 이야기
원종옥 지음 / 이다미디어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미술 서적이라고 돈은 비싸게 받으면서 가장 중요한 도판은 절반 이상 흑백으로 넣거나 (대표적인 게 시공사 -_-+++), 표지만 하드로 두껍게 만들고 종이만 비싼 거 쓰고는 정작 내용은 얇거나 인쇄 상태가 메롱인 책들이 많은데 이 책은 돈을 쓸 곳에 제대로 쓰면서 잘 만들었다.

저자가 화학자라는 아주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로 수준 높은 미술 매니아로서의 역량에다 자신의 전공인 과학을 접목해 아주 흥미진진하게 정리를 잘 해놨다. 보석에 대한 내용을 뽑아낼 정도가 되려면 그 아이디어를 떠올릴 정도로 그림에 관심을 기울였다는 소리인데 전반적으로 미술 분야에 대한 상당한 공력이 있을 거라는 짐작을 들게 한다.

화학자이긴 하지만 책 내용에 어려운 화학은 거의 등장하지 않고, 각 챕터마다 말미에 해당 보석에 관한 과학적인 설명과 보관, 세척법 같은 실용적인 정보들이 망라되어 있다. 탄생석 외에도 금, 은, 제트 같은 몇가지 귀금속에 대한 내용도 소개하고 있다.

각 나라 별로 탄생석이 조금은 다르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고, 명화 속에서 보던 액세서리에 사용된 보석들이 무엇인지 그 정체 파악은 정말 흥미로웠다. 아예 알아볼 생각조차도 않았었던 내용들을 파헤쳐주니까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느낌? 역시 아는 만큼 더 많이, 깊이 보이게 되는 것 같다.

이런 새로운 방향이나 지식적인 측면과 상관없이 눈요기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보석 애호가로 유명했던 리즈 테일러며 나폴레옹의 두 황후들을 포함한 유럽 황실의 휘황찬란한 보석 콜렉션은 비록 그림 속의 떡이지만 눈호강에 배가 부르는 느낌.

한 마디로 돈값을 하는 눈요기 + 재미있는 보석 입문서 + 보석을 중심으로 본 유럽 명화 감상 시간이었다.

본론과 별 상관없는 얘기로 그냥 내 느낌인데... 앵그르는 초상화를 그릴 때 사람은 배경이고 그녀가 입은 옷과 보석을 정성을 다 해 그렸던 것 같다. 유명한 오달리스크 시리즈는 인간이 주인공이지만 초상화들은 왠지 그런 느낌. ^^;  

이 저자가 기운을 내서 다시 이런 양질의 통섭적인 작업을 또 해주면 좋겠음.... 이라고 쓰고 나서  이 http://blog.daum.net/film-art/13742871를 발견했다.  사실이라면 흠..... -_-a 이래서 재고 털려고 갑자기 반액 세일 들어간 건가 싶기도 하고.... 기분이 묘해지네.  아직 가부가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관계로 일단 이 글과 내가 읽은 느낌에 대한 평점은 그냥 두려고 한다.  결과가 나오면 이 감상문과 평점은 수정하던가 유지하던가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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