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단 - 이슬람의 암살 전통
버나드 루이스 지음, 주민아 옮김, 이희수 감수 / 살림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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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산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보면 상당수가 무슨 게임 얘기를 하면서 엄청 흥미진진하다는 소감들을 했고 또 옛날에 어릴 때 마르코 폴로 위인전에서 그가 중국으로 가는 여행에서 아싸신과 그 산중 노인의 얘기가 나왔었다. 정작 마르코 폴로의 얘기보다는 그 스쳐지나갔던 이 산중 노인의 전설이 내게는 왜 그렇게 흥미로웠는지.  그에 관한 내용 중에서 지금까지도 기억을 하는 게 바로 그 부분이었다.  때문에 그런 류의 뭔가 신비스럽고 박진감 넘치는 전설적인 모험담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내용은 대단히 학술적이다. 

이 아싸신들의 정신적 기반이 되는 이슬람의 시아파에 관한 탐구부터 내용이 시작된다.  그 챕터를 다 읽으면 왜 이슬람이 시아파와 순니파로 나눠졌는지에 대해서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그 안에서도 또 계파 분열과 함께 이 정도로 복잡다단한 과정이 있었고 또 그 이후에 있었던 많은 사건의 배경에 대해서 이제는 대충이 아니라 꽤 상세하고 체계적으로 이해를 할 수 있게 된다.

그 다음에는 오랫동안 아싸신들의 본거지가 되는 알라무트를 - 요즘 페르시아 왕자라는 영화에 뜬금없이 이 성이 등장하는 걸 보고 조금 웃었다. 더구나 그 페르시아 왕자를 맡은 건 유태인 배우. 호메이니 영감님이 살아 있었으면 또 한바탕 뒤집어놓지 않았을까 싶다. ㅎㅎ;- 아싸신이라고 불리는 이스마일파의 걸출한 지도자 하산 이 사바가 어떻게 손에 넣고 그들의 중심지로 오랫동안 유지가 되는지. 멸망까지 그의 후계자들의 얘기가 순차적으로 묘사된다. 

어느 왕국이나 종교나 다 그렇듯 그리고 쇠퇴. 최후의 영광이랄지, 십자군 시대에 암살자로서 등장해 유럽까지 명성, 혹은 악명을 떨친 것을 마지막으로 흔적만 남기고 사라지는 이스마일파와 아싸신들의 이야기.

어쩌면 가장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이야기 위주로 풀어낼 수 있는 이 주제를 버나드 루이스는 금세기 최고의 중동학자라는 명성에 걸맞게 아주 건조하면서 사실 위주로 풀어주고 있다.  덕분에 흥미진진한 모험담을 기대했던 나로선 만만찮은 독서에 꽤 힘이 들었다.  하지만 읽고 나서 공력있는 전문가의 알찬 연구를 읽었다는 만족감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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