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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춘의 역사
번 벌로 지음, 서석연 옮김 / 까치 / 1992년 6월
평점 :
절판
제목에서 오는 원초적 자극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확실히 읽을만 하다. 하지만 원제와는 상당히 동떨어진 제목. ^^ 마케팅의 일환이겠지만 가끔은 황당할 때가 있다. 하지만 내용을 놓고 볼 때 과히 말이 안되는 제목은 아니란 생각도 든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이라는 매춘. 고대부터 현대까지 그 직업(?)의 변천사와 종사하는 여성들의 위치 그리고 수요자인 남성들에 대한 편안하게 읽혀가는 사회 역사서라는게 이 책에 대한 전체적인 요약.
그리고 오로지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쓸데없는 선정성이 없다는게 이 책의 장점이기도 하다. (제목을 보고 뭔가 쇼킹한 사건을 발견할 수 없을까 하고 이 책을 잡은 사람에겐 조금 허탈할 수도 있겠지만). 깔끔하면서도 내용 하나하나의 에피소드가 재미있다.과거 부분에서 역사에서 근엄하게 만났던 사람들의 침실 얘기를 엿보는 약간의 관음증적인 즐거움이 있고 현대로 오면 올수록 내가 사는 시대와 근접한 사람들의 얘기를 만날 수가 있으니까 또 나름대로 흥미의 끈이 늦춰지지 않는다.
다만 이 책이 쓰여진 시간이 좀 됐기 때문에 (1987년) 당시와 또 달라진 상황과 모럴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 조금은 아쉽다. 그리고 여기서 예측하는 흐름이 15년 가까이 지난 지금 상당히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은 오래된 책을 만나는 즐거움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절대 변하지 않는 것 하나. 수요자이자 수혜자는 거의 99.8% 남성이지만 항상 돌을 맞는 것은 여성. 이건 지금까지 온 세월만큼 가더라도 변하기 힘들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