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지문 -하
그레이엄 핸콕 / 까치 / 199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소위 주류 고고학에서 학문적 가치가 전혀 없다는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상상 고고학류의 책이다.

하지만 주류 고고학에서 뭐라고 하건 대중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그레이엄 헨콕은 수긍이 갈 논리로 자신의 이론을 풀어나가고 있다. 사실 역사 이전의 시대에 대한 논란은 엄청나게 많다. 그리고 사라진(혹은 사라졌다고 믿는) 고대 문명에 대한 향수는 우리 잠재 의식 속의 한 기억인 마냥 끈질기게 남아서 계속 주류 학계의 무시에도 불구하고 대중 속을 파고들고 있다.

막말로 핸콕을 비롯한 이 상상 고고학계의 주장이 모두 말도 안되는 허구고 가짜라고 치더라도 나를 비롯한 많은 독자들은 차갑고 재미없는 사실보다는 잘 포장되고 논리적인 이 소위 '가짜'를 더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전 세계에 걸쳐 펼쳐져 있는 다양한 고대 문명에 대한 조사, 문헌과 유물에 대한 탐구, 천문학, 수학적 지식까지. 단순히 상상력만을 발휘해서 만든 것이기에는 지나치게 논리적이다. <신의 지문> 상권을 읽었을 때 그 꽉 짜인 논리에 정말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옛날 지도를 하나 던짐으로 시작된 문제 제기. 다양한 예와 연구를 바탕으로한 논리 전개. 하권으로 이어질 내용과 결말에 대한 기대로 가슴이 두근거림을 느꼈었다.

그런데.... 결론을 말하자면... 약간은 용두사미라는 느낌의...허탈한 기분. 하권에서 제시되는 이집트와 피라미드 얘기는 상권이 주는 그 신선함과 상큼함의 여운을 뒷받침하는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어디선가 많이 들었고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의 나열들. 기분 좋을 정도로 치밀하고 꽉 짜여진 구조가 허물어지는 느낌이 참 아쉬웠고 꼼꼼히 읽어봤을 때 시원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결말도 미진했다.

그러나 그런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재미있고 의미가 있다는 것은 아무도 부정하지 못할 것 같다. 이 안의 내용이 사실이냐 아니냐의 여부를 떠나서 자신만이 잘난줄 알고 있는 우리 인간들에게 주는 메세지가 있다.

우리가 이루었다고 자부하는 문명과 과학 등 그 대단한(?) 것들이 정말 그렇게 큰 업적인지를 생각하게 해준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을 했나?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진리이고 사실이라고 100% 자신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그런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그래서 난 이 책을 좋아한다. 그리고 잊혀진 길을 찾아 헤매 오랫동안 아무도 발을 들여놓지 않은 처녀지로 들어서는 느낌. 그런 탐험가의 설레임을 <신의 지문>은 독자에게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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