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의 대예언 1
존 호그 지음, 최환 옮김 / 물병자리 / 199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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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고를 때 근처에 큰 서점이 있고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사려는 책을 직접 살펴보고 산다. 하지만 대부분은 리뷰에 크게 의존을 하게 된다. 나도 어떤 책을 살 때는 리뷰를 꼼꼼하게 보고 고르는데 때때로 엉뚱한 리뷰 때문에 겉과 속이 다른 책을 살 때가 있다. 이런 경우의 대부분은 책을 읽어보지도 않고 다 읽은양 출판사의 소개들과 머릿말을 적당히 조합해 써내려간 기자들의 무성의한 리뷰 때문. 보통은 그럭저럭 참을만 하지만 이 경우는 (미안하지만) 리뷰를 쓴 기자를 찾아가 한대 쥐어박고 싶을 정도다. 어떻게 책을 한번 펼쳐보지도 않고 리뷰를 써댔는지...

내가 밀레니엄의 대예언을 고른 이유는 우후죽순처럼 마구 쏟아져나오는 종말론들에 대한 사전적이고 학문적인 정리를 읽고 싶어서였다. 책을 쓰는 사람들의 입맛에 따라 잘라낸 내용이 아니라 전문을 보고 싶었고 기자의 리뷰는 그 기대에 딱 들어맞는 책이란 느낌을 줬다.

대강 기억나는 리뷰를 얘기하자면 말과 예언들에 대해 학문적이고 전체적인 정리' 등등의 내용... 그래서 골랐는데 이 책의 내용은 길거리 염가판에서 제일 자주 만날 수 있는 이런저런 종말론자나 예언자들의 말을 원하는대로 짜집기해 맞춰놓은 것. 도대체 두권으로 만들어 놓은 이유를 모르겠다.

물론 이 책의 내용을 존 호그처럼 영적 스승의 말로 받아들인다면 황당하거나 우롱당한 기분은 들지 않을 것이다. 또 기존의 이런 류의 종말론적 예언 오컬트를 많이 접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아주 신선하고 재미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믿음이 아니라 흥미로 만나는 독자의 경우에는 하나마나한, 너무나 많이 들은 얘기를 두권이란 분량에 걸쳐 보고 샀어야 했다는데 화가 난다.

작가가 수많은 예언서들을 섭렵했다는 것은 인정해야할 것 같다... 흔히 이런 류의 책에 빠지지 않는 성서적 존재인 노스트라다무스와 케이시 외에 인디언이나 제3세계의 구전 예언(설화?)도 부분부분 인용을 하고 있고. 하지만 그렇게 일부로 인용된 얘기의 전문을 기대하고 있는 독자에겐 권하고 싶지 않다.

북리뷰 쓰는 기자들... 정말 정신차려야 한다. 사족이지만 최근의 중세 이야기란 책의 북리뷰도 죽이는 것 하나 있었다. 여덟 주인공 중 한명의 대화속에 등장한 토마스 아퀴나스가 그 책에 등장인물로 소개된 리뷰. 목차를 읽는 성의조차 보이지 않은 리뷰를 어떻게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올리는지.

실망이 큰 책이다... 내용보다 리뷰에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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