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과 번역가들
쓰지 유미 지음, 송태욱 엮음 / 열린책들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번역자인 쓰지 유미라는 저자가 자신이 만난 번역자들에게서 각자의 번역작업과 어려움, 번역자가 된 과정과 동기 등 상당히 개인적인 내용을 취재해 엮은 책으로 일단 읽기가 쉽다.  번역자 개개인이 길어야 10쪽 내외로 자신의 이야기를 정리해 들려주는 형식때문이기도 하지만 막연히 알고있던 번역자의 작업과 나름대로 독특한 그들의 배경을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렇지만 신변잡기적인 단순한 토로에 그치지 않는다.  다양한 국적과 언어를 갖고 있는 번역자들이 각자 속한 자신의 국가와 사회에서 문제와 장단점을 토로하고 있고 또 각자의 작업 -원저자가 살아있는 경우 그들과 얽혔던- 에 관한 내용과 번역 과정을 꽤 전문적으로 얘기해준다. 

번역이라는 작업과 그 일에 종사하는 전세계 번역자들의 기본을 훑을 수 있는 책인 동시에 각기 다른 개개인임에도 갖고 있는 번역에 대한 인식이 일맥상통함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다. 

한국어도 겨우겨우 쓰는 나로선 상상할 수 없는 현란한 이중언어사용자인 그들이지만 모두가 입을 모아서 하는 얘기가 진정한 이중언어사용자는 없다이다.  한쪽 능력이 더 높을 수밖에 없고 그건 단순히 언어에 관한 맥락이 아니라 문화와 사회전반에 대한 이해와도 연관된다는 요지의 얘기를 모두들 하고 있다. 

수십명의 번역자들의 글이 모여있기 때문에 일관된 흐름이나 깊이는 없지만 종사자들의 모습을 엿보면서 새로운 세계를 탐구하는 즐거움은 충분하다.  번역자들이라는 새로운 세상과 조우하는 즐거운 시간이었음. 

1999년에 경쟁적으로 나왔던 1000년 어쩌고 하는 수많은 책 중에서 지난 2000년간 가장 위대한 발명이라는 제목으로 세계의 석학들의 글을 모은 책이 있었다.  그때 꽤 많은 사람들이 활자술과 책을 들었는데 지금 나도 그 대답에 절대 공감하고 또 번역이라는 걸 생각해낸 인간에게도 감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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