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수원이가 드디어 첫 심부름을 했다. 이슬이의 첫 심부름을 읽고난 후부터 줄곧 "나도 이제 다섯 살인걸....."하며 첫심부름에 대한 기대를 하던 수원이였다.

문득 오늘 저녁에 된장찌개를 끓이려하니 두부가 없어서 수원이와 같이 사러나가려다가 "수원아,너 혼자 심부름 다녀올수있어?"했더니 "응,할수있어."하는것이었다. "그럼 슈퍼에 가서 두부 한모만 사와."하고는 작은 가방에 돈과 함께 두부를 주세요라고하는 메모를 써서 다녀오라고 했다.

 "차조심 꼭 하고..." "알았어요.엄마는 여기서 기다리고있어요."하고는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보내고나니 가슴이 두근거리는게 안정이 되지않았다. 우리집은 15층인데다가 심부름 보낸 시간이 퇴근시간이라 차들이 엄청 아파트로 들어올 시간이었다.

 창문으로 아래를 내려다 보니  혼자 내려온 수원이를 본 수위아저씨가 수원이를 불렀고 수원이는 메모를 보여주는것 같았다. 그리고는 다시 뒤를 몇번이나 돌아다보고는 천천히 갔다. 내려갈까 어쩔까하고있는데 수원이 친구가 그엄마랑 자전거 타다가 수원이를 보고 또 놀라서 혼자 어디가냐며 묻는모양이다......... 또 수원이는 메모를 보여주고 다시 길을 간다.

슈퍼가 우리집에선 보이지 않는곳에 있고 그곳이 가장 차들로 북적대는곳이라 수원이가 안보이자 안되겠다싶어 내려가 보았다.수원이 친구 엄마가 심부름 혼자서 보냈냐고 놀라서 물었고 수원이 얼굴 표정이 울것 같았다고했다. 난 슈퍼쪽으로 뛰어갈려고했는데 저만치서 수원이가 까만 비닐봉지를 들고 어떤 아줌마랑 얘기하면서 오고있었다. 난 그아줌마가 혹시 대신 두부를 사준게 아닌가하고 물어보니 아니란다.오다가 만났는데 자기는 5살이고 15층에 살고 두부 심부름하고있다고 말하더라나?.........

에고..기특한것 같으니...첫심부름을 무사히 마친 수원이를 안아주었다.수위아저씨가 이젠 밥값하겠네 하면서 웃으셨다.

사실 혼자보내는것이 제일 두려운게 차사고가 날까봐 두려운것 같다.차들사이로 애가 갑자기 튀어나가다가 종종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그리고 모르는 사람이 엄마가 오라고해서 같이가야한다고 해도 절대로 따라가지 말것을 늘 강조하고있다.어차피 혼자서 모든걸 해야할 시간이 다가오니 조금씩 연습을 해두어야 할것 같은생각이 든다.

아..수원이도 많이 컸구나...5월에 네돌을 지내더니 부쩍 어른스러워졌다.오늘 병원에가서 팔에 난 물사마귀 제거를 하는데도 치료과정을 쳐다보면서 피가 많이 흐르는데도 꿈쩍도 하지않았다.하긴 수원이는 치과에 가서도 소아과에 가서도 늠름하게 있는 기특한 녀석이다...

요즘 욘석이 왜이리 대견한지...건강하고 늘 즐겁게 생활하는 수원이가 되어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자기전에 한번씩 수원이에게 옛날 얘기를 해줄때가 있는데
문득 쇠를 먹는 불가사리 얘기가 생각났다.
"옛날에 쇠를 먹는 불가사리가 있었는데.. 그래서 온 동네의
쇠로만든 모든것을 다 먹어버렸어..."
근데 그다음이 생각이 나질 않았다.
"엄마가 다음 내용은 다시 알아보고 낼 얘기해줄게.."그랬더니
수원이가 대신 얘기를 만들어서 해준단다...

- 종이를 먹는 불가사리
"옛날에 종이를 먹는 불가사리가 있었어.
온동네의 종이를 다먹어버렸어..."
"근데..종이를 다먹어버렸으면 책은 어떻게 읽지?"하고 물었다.
"음...그 불가사리가 종이를 먹고는 으웩~하고 다 토해버렸어.
그래서 그걸 빨아서 말려서 다시 책을 보고 행복하게 살았어..."<끝>

- 이불을 먹는 불가사리
"옛날에 이불을 먹는 불가사리가 살았어.
근데 이불을 물에 빨아서 먹다가 켁~하고 목에 이불이 걸렸어.
그래서 병원에 가서 배를 째고 이불을 꺼내서 테이프를 배에 붙였어.
그리고 행복하게 살았어..."<끝>

- 불을 먹는 해파리
"불을 먹는 해파리가 있었어.
불을 먹으면 정말 정말 커지는거야.
다른 해파리들은 지렁이를 먹었어.
근데 불을 먹는 해파리가 우리집에 와서 잠을 잤어.
근데 침대옆에서 드르렁~드르렁~하고 코를 고는거야..
그래서 내가 잠을 하나도 못잔거야.
그래서 다시 바다로 가라고해서 행복하게 살았어..."<끝>

수원이가 오늘 기분이 좋았던 모양이다.
세개씩이나 얘기를 지어내다니 말이다.
이야기의 끝은 늘 '행복하게 살았어'이다. 그동안 내가 해준 얘기가 다 그랬던 모양이다.
사실 불행한것보다는 행복한게 좋은것 아닐까..
마지막 얘기는 잠이 오는지 횡설수설하다가 잠을 잔다.
그런데 침대옆에서 코를고는 해파리는 아마도 분명 수원이아빠일것 같다는..ㅋㅋ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수원이에게 화이트보드를 사주었는데 장단점이 있다.

장점:

글씨 쓰기를 좋아하게 된다:내가 글씨를 써보라고 하지 않는데도 글씨를 써볼려고 스스로 노력을 한다.한글,숫자에다 영어까지 써본다.그래서 한글쓰기도 제법한다.숫자도 100까지는 쓰게 되었다.요즘은 영어 알파벳쓰기에 재미를 느끼나보다.(다시 강조하지만 절대로 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한번 권해보고 하고싶다고하면 같이 앉아서 해본다.오래하는 성격도 아니지만 하기싫다면 알았다고 하고 바로 그만둔다.)

놀이가 다양해진다:1.끝말잊기를 하면서 글씨를 연결해서 계속 내가 쓰면 따라 읽는다.2.그림을 그려놓고 알아맞추기 게임을 한다.3.자유롭게 그림그리기4.숫자써보기

단점:

가장 큰단점은 화이트보드가 편리하다고 생각이 드는지는 몰라도 스케치북에 그림을 잘그리지 않는다.그래서 그런지 수원이는 그림에 색칠하는게 영 어설프다.의도적으로 스케치북을 가져다주고 그림을 그려보라고 하지만  잠시 그리다가 금방 싫증을 낸다.(뭐든지 오래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 대안으로 물감놀이를 한번씩 하게한다. 아니..스스로 물감을 달라고한다.크레파스보다 물감이 더 흥미로운가보다..물감놀이를 한다고 하지만 이것저것 물감들을 섞어서 (결국 검은색이 제일 많아지게 된다..)그저 붓이 다 부러질만큼 힘을 주어서 종이가 헤어질때까지 빙글빙글 돌리고 휘젖는 행동만....-.-;;    형태를 좀 그려보라고 해도  번개나 천둥,괴물을 그렸다는 소리를 많이한다....그리고 옷,바닥,손에 매직이 잘 묻지만 물에 잘 지기때문에 큰 불편함은 없다.

만약 회이트 보드를 사주려한다면 꼭 자석이 붙는걸로 사는것이 좋다.(좀 더 비싸다)그러면 활용을 더 잘할수있다.덤벙대는 성격때문에 그냥 자석이 되는것인줄알고 사와서 나중에 한글자석을 붙여보니 주~욱 미끄러져 내려오는걸 보고 자석이 아닌것인줄 알게되었다는....ㅠ.ㅠ(할수없이 한글자석은 냉장고에만 활용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한글은 학습지로 가르치지 않는다.
처음엔 낱말카드를 사용했다.
그림이 있는 카드보다는 없는것을 사용했다.
단어를 많이 알게된 후에는 문장카드를 보여주었다.
한번에 15장 내지 20장정도를 보여주었고
하루에 한두번만 읽어보도록 했다.
읽는걸 지겨워할때는 카드를 바닥에 펴놓고
먼저 찾기놀이를 했다.
물론 엄마가 자주 져주는건 기본.
또한가지는  책을 읽어주면서 가끔 한글자씩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반복해서 읽어준다.
그걸 자주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글을 읽게 된다.
이젠 간단한 책은 혼자서도 천천히 읽는다.
가장 중요한건
아이가 읽기 싫어할땐 절대로 강요하지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