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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시아드 - 황제의 딸이 남긴 위대하고 매혹적인 중세의 일대기
안나 콤니니 지음, 장인식 외 옮김 / 히스토리퀸 / 2024년 2월
평점 :

오늘은 조금 특별한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한다. 중세 시대의 역사를 다룬 책들은 흔히 남성의 시각에서 쓰여진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번에 만난 『알렉시아드』는 조금 다르다. 바로 중세 유럽 최초의 여성 역사가인 안나 콤니니가 쓴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그녀는 동로마 제국의 황제였던 자신의 아버지, 알렉시오스 1세의 일대기를 서술했다. 그러나 단순한 역사 기록을 넘어서, 이 책은 우리에게 무엇을 전하려는 것일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놀란 점 중 하나는, 안나 콤니니가 그 시대의 여성으로서 얼마나 광범위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는지다. 그녀는 단순히 역사를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군사 전략, 경제, 정치, 심지어 문학적 가치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아버지의 통치 시기를 상세히 분석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통해 그녀는 당시 동로마 제국이 처한 복잡한 상황과, 그 안에서 아버지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제국을 이끌어 갔는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알렉시아드』가 주는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안나 콤니니의 목소리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여성의 시선으로 쓰인 역사서라는 점에서 그녀의 기록은 독특하며, 때때로 개인적인 감정과 생각이 엿보이는 순간들은 이 책을 더욱 인간적으로 만든다. 그녀는 아버지를 향한 깊은 존경심과 사랑을 드러내면서도, 역사가로서의 객관성을 잃지 않으려 애쓴다. 이런 모습에서 우리는 중세 시대 여성의 삶과 그들이 가진 한계, 그리고 그 안에서 빛나는 지성과 열정을 엿볼 수 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알렉시아드』를 통해 당시 동로마 제국의 상황과 제1차 십자군 전쟁이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십자군 전쟁 관련 기록이 서유럽 중심으로 서술된 것과 달리, 안나 콤니니는 동로마 제국의 입장에서 사건을 기록함으로써, 그 시기의 정치적, 군사적 복잡성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은 역사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 『알렉시아드』는 역사의 주류에서 벗어난 목소리를 들려주며, 당시 사회와 문화 그리고 여성의 역할에 대해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안나 콤니니의 독특한 문체와 풍부한 지식은 이 책을 단순한 역사서가 아닌, 하나의 문학 작품으로도 소중하게 만든다.

『알렉시아드』는 과거의 역사를 새로운 빛으로 바라보게 해주며, 독자로 하여금 시간을 넘어 서로 다른 시대와 문화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한다. 이 책은 단순히 역사를 기록한 것이 아니라, 한 여성의 목소리를 통해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이 안나 콤니니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깊이 고민해보길 바란다. 그녀의 기록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지식을 우리 시대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는 여정이 바로 『알렉시아드』를 읽어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소소한북 님(@sosohan_books) 서평단에 선정되어
출판사(@historyqueen0713)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