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라지는 것들 속에서 무엇을 볼 것인가?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2026 ㅣ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정희선 지음 / 원앤원북스 / 2025년 10월

#도서협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2026

📗 정희선

📙 원앤원북스

한국 사회를 둘러보면 묘하게 불안한 징후들이 보인다. 비어 가는 상가, 조금씩 줄어드는 아이들, 혼자 식사하는 사람들의 늘어난 숫자,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러워진 셀프 서비스. 이 변화들이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이라면, 그 흐름의 끝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바로 이 질문이 책을 펼치게 만들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혼자 사는 사람이 늘었고, 가게는 셀프 계산대를 달아 두었고, 골목의 오래된 상점은 조용히 문을 닫았다. 작은 균열처럼 보이던 장면들이 어느새 삶의 흐름을 바꾸고 있었다. 그래서 일본을 보면 한국의 미래가 보인다는 말이 새삼 설득력 있게 들린다.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2026』은 일본 사회 전반을 관통하는 다섯 가지 ‘사라짐’을 중심으로 변화의 본질을 짚는다. 중간이 사라지는 소비 시장, 나이 대신 취향이 기준이 되는 세상, 소멸해가는 지방, 선택이 되어버린 1인 가구, 그리고 결국 줄어드는 인구 속에서 어떻게 새로운 기회가 생겨나는지 구체적인 기업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단순히 현상을 나열하는 책이 아니라 변화의 결을 정확히 읽어내는 책이다.

책은 거대한 사회 문제 앞에서 우울해하기보다, 해체된 틈 사이를 어떻게 다시 엮어낼지 실용적 시각을 제시한다. 취향을 중심으로 고객을 재정의하는 방식, 지방을 완전히 버리지 않고 ‘느슨한 연결’로 되살리는 방식, 혼자 사는 사람을 위한 생활 솔루션, 인구 감소를 역이용해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판매하는 발상의 전환 등… 복잡한 사회문제를 일상에서 적용 가능한 힌트로 풀어낸 것이 인상적이다.

일본의 사례는 단순한 이론이 아니다.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실험이자,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며 다듬어진 노하우다. 저출산·고령화·도시 집중이라는 조건이 한국과 놀라울 정도로 닮았기에, 일본의 기업들이 택한 전략은 우리에게 미래 시나리오를 미리 보여주는 셈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제시하는 해법은 공허하지 않고, 지금 당장 고민해볼 만한 현실적 선택지로 다가온다.

지금의 한국은 일본보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무언가가 사라지고 있다는 신호를 곳곳에서 보지만, 그 이면에서 어떤 기회가 자라나는지는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이 책은 바로 그 가려진 부분을 비춘다. 소비, 지역, 인구, 취향이라는 키워드를 하나로 묶어 ‘앞으로 어떤 시장이 열릴지’를 시야에 올려놓는 역할을 한다.

세상이 변해가는 속도는 멈출 수 없지만, 그 속도를 이해하면 두려움은 줄어든다. 무엇이 사라지는지를 보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빈자리를 어떻게 다시 채울지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다. 변화는 늘 불편하지만, 그 틈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이 결국 다음 시대를 만들어간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만약 지금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라는 질문 앞에 서 있다면, 이 책은 현재를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창문이 되어줄 것이다. 오늘의 일본은 내일의 한국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걸, 책장을 넘길수록 실감하게 된다. 변화가 두렵다면, 먼저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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