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퍼할 권리

슬퍼할 권리를 되찾고 싶어.
잔잔하게 눈물 흘릴 권리 하며, 많은 위로를 받으며 흐느껴 울 권리, 핑핑 코를 풀어대며 통곡할 권리.
지나친 욕심일까―그러나 울어 보지 못한 것이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다.
한 번도 소리내어 울지 못하고 아니야 울고 싶은 마음조차 먹지 못하고
천 원짜리 지폐 몇 장을 마련하여 눈물나는 영화를 보러 가서는
남의 슬픔을 빙자하여 실컷실컷 울고 오는 추석날의 기쁨.
고작 남의 울음에 위탁한 울음.
하도 오래 살았더니 울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
그러니 누가 나를 좀 안아 다오. 그 가슴을 가리개 삼아 남의 눈물을 숨기고 죽은 듯이 좀 울어 보게.

詩 노혜경



rafal olbinski - the vis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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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5-07-24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듣고 보니 정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