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문장은, 예컨대 그것이 어떤 사실을 다만 사실적으로 알리고 있을 뿐인 실용문일지라도,
공연히 그 어떤, 중심을 향해 일관되게 타오르고 있다는 것을 나는 알았다.
빈 것을 비어 있다고 말하지 않고, 아니 빈 것을 비어 있다고 말할 때조차,
문장은 중심을 채우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려가야 하는
가장 비극적인 숙명을 갖고 있다고 나는 생각했다.
<박범신, 빈방> old and wise - alan parsons proj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