깅가쿠의 섬세하고 교묘한 외부는 그 내부와 하나로 통했다. 나의 눈은 그 구조나 주제의 명료한 윤곽을, 주제를 구체화시켜가는 세부의 정성들인 반복과 장식을, 대비라든가 대칭의 효과등을 한눈으로 볼 수 있었다. 호즈잉과 쵸온도 같은 넓이의 2층은 미묘한 차이를 보이면서도 하나의 깊숙한 처마 그늘에 보호받고 있다. 이를테면 한 쌍의 잘 닮은 꿈, 한 짝의 잘 어울리는 쾌락의 기념처럼 중첩되어 있었다. 그 어느 하나만으로는 망각에 빠져 버릴 것 같은 것을 상하에서 서로 부드럽게 확인하여 꿈은 현실로 되었으며, 쾌락은 건축으로 된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3층에 이르러 구쿄쵸의 갑자기 좁혀진 형태가 그 위에 얹혀짐으로써 한 번 확인된 현실은 붕괴되어지고 어둡고 눈부시게 화려했던 시대의 고매한 철학에 통괄되어 거기에 굴복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자귀밥 널로 만든 지붕 꼭대기 위에서 금동 봉황이 무명장야 [無明長夜;번뇌 때문에 불법(佛法)의 근본을 알지 못하는 기나긴 밤이라는 뜻-역주] 와 접해 있다.

<금각사, 미시마 유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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깅가쿠 깅가쿠 깅가쿠... 내 마음의 깅가쿠를 언제 태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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