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의 기차여행 - 사랑스러운 괴짜들의 신나는 모험
실비아 하인라인 지음, 안케 쿨 그림, 김세나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부제는 '사랑스런 괴짜들의 신나는 모험'이다.

괴짜라고 하지만 실은 알고보면 정신지체 장애를 가진 훌다 이모와 그런 이모를 있는 그대로 인정할 줄 아는 조카 사라를 말한다.

우리는 장애와 자기보다 나이 어린 사람들에게 편견을 가지고 산다.

게다가 우리나라 환경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존중받고 일반 사람들과 어울려 살기 어려운 환경이라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래서 그런지 유독 장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접할 수 없다. 우리 아이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인데 말이다.

유아동에게 읽어줄 수 있는 아는 책이라곤 미피시리즈 <로티,화이팅!>, 웅진주니어 <내게는소리를듣지  못하는 여동생이 있습니다>

그리고 <헬렌켈러> 정도이다. 그렇기에 이책을 읽으면서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들었다. 초등학교 고학년 책이지만. ;;

 

사라는 또래 친구들처럼 '포니 걸'(승마를 즐겨하고 포니를 돌보며 포니 역할놀이를 하는)이 도저히 될 수 없는 소녀이다.

어쩔 수 없이 혼자 있는 걸 진짜로 좋아하는척 하려고 애쓰기 까지 하는 사라가 좋아하는 일이 딱 하나 있다.

수요일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하나뿐인 훌다 이모를 만나러 가는 것이다.

워커홀릭 여성잡지 편집자 엄마와 언제나 끊임없이 전화통화를 하며 일하는 아빠보다

정신지체 장애를 가지고 있으나 가장 재미있고 가장 밝고 가장 친절하며

누구보다 사라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훌다 이모를 좋아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훌다 이모는 직장동료들과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

이모의 남자친구이자 천사만 그리는 호르스트 아저씨, 말을 못하지만 그림카드로 소통하는 빌리 아저씨,

말은 잘하지만 걷지 못하는 유프 아저씨 그리고 모두를 돌보아 주는 클라우스 대장 아저씨가 그들이다.

그들은 사라와 마찬가지로 편견없이 모두를 스스로 대한다.

하지만 늘 돌봐야 하는 대상으로 훌다 이모와 사라를 대하는 엄마는

가끔 정신나간 듯 일을 벌이는 훌다이모를 참지 못하고 먼곳으로 이사시키려 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우리의 인생을 결정하도록 놔둬서는 안 돼. 어렸을 때에는 그렇게 하게 놔둘 수도 있어.

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뭔가를 위해서라면 싸울 줄 알아야 한단다."

 

훌다 이모와 떨어질 수 없는 사라는 용기를 내어 가출을 감행한다.

훌다 이모가 발작을 일으키면 늘 찾는 빈스부르크 병원에서 일하는 일제 수간호사를 찾아가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일탈의 기쁨도 잠시 소매치기를 당하고 훌다 이모는 발작을 일으킨다.

그래도 아직 세상은 좋은 사람들이 더 많은 곳이기에 노숙자 칼리 할아버지를 만나고

아티스트 생쥐와 그의 여자친구 비체의 도움을 받게 된다.

 

" 리는 모든 일을 엄마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다는 걸 엄마에게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언제나 모두들 엄마가 원하는 대로 해야했죠.

하지만 이제 그렇게는 안돼요.

엄마도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것에 귀 기울여야 해요.

엄마는 엄마가 뭐가 좋고 뭐가 옳고 뭐가 정상인지를 안다고 생각하시죠.

하지만 엄마라고 다 알 순 없어요.

엄마는 언제나 일, 일,일만 해요.

그리고 아빠는 끊임없이 전화만 하고 남들을 비웃죠.

그건 절대로 정상이 아니에요!

엄마가 우리 일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는없어요.

그렇게 해 버리면 우리 두 사람 모두 불행해질거에요. " 

" 난…… 내가 원했던 건…… 모든 게 잘 됐으면 하는 거였어. 

나는 모든 걸 돌보려고 했어. "

 

그러나 제자리로 돌아가는 일이 남아있다.

두 사람을 데리러 온 엄마에게 사라는 그동안 고민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마음을 용기내어 말한다.

존중해 달라고 -  

마지막 사라의 대사를 읽으며 그리 멀지 않은 미래가 저절로 그려졌다. 

아니 앞으로의 오류를 범하지 말라고 사라가 대신 경고해 주는 것 같았다.

장애든 자녀든 가족이든 타인이든 항상 잊지 말아야겠다.

사람에 대한 가장 중요한 무엇을 잊고 있지는 않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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