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해도 너무 순수한 아이들~

루찌는 못생겼어 ㅣ 내책꽂이
미리암 프레슬러 지음, 박경현 옮김, 양정아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3년 7월

가끔 아동문학을 읽다보면 그들의 순수함에 절로 엄마미소를 짓게되곤 한다.

아주 얇고 초등학교 저학년이 읽어도 부담없는 이 책의 내용은 이렇다.

가을날의 숲을 그리는 미술시간.

제니와 에이미는 열심히 가을의 숲을 그리고 있는데

뒤에 앉아 있던 루찌(표지의 금발머리)는 회색 아니 온통 검은색으로 도화지를 가득 칠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선생님도 친구들도 놀라는데 루찌는 한 술 더 떠서 도화지를 찢어버린다.

호기심 많은 제니는 루찌에게 무슨 일이 생긴것 같아 자꾸 신경이 쓰인다.

루찌와 대화를 시도하려고 계속 시도하지만 번번히 실패한다.

제니의 상상은 가정폭력에까지 이르게 되고 루찌의 집을 찾아가게 된다.

알고보니 루찌의 고민은 안경 때문이었다.

교정기로 발음이 부정확하다며 아이들의 놀림을 받던 차에 안경까지 쓰게되어 안경잡이라고 놀리는 것이 두려웠던 것이다.

며칠 뒤인 금요일 제니는 안경점에 가서 루찌와 같은 파란색 안경테를 찾는다.

" 친구를 돕고 싶은데 안경을 빌려주실 수 있으세요 ? "

흔쾌히 빌려주는 안경점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함께 성공축하파티까지 해주겠다고 제안한다.

월요일 아침, 제니, 에이미, 제르필, 알렉스, 마누 그리고 선생님까지 모두 파란색 안경을 쓰고 있다.

제니의 작전은 성공한다.

그런데 순수해도 너무 순수하다. ;;

독일의 아이들은 정말 아직도 이렇게 순진무구한걸까?

저렇게 쉽게 안경테를 여러개 빌려줄 수 있는 안경점 주인이 있을까?

우리나라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의 책인데 과연 읽으면서 공감하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 이런 순수함을 잃어버린 우리나라 아이들이 안타깝다. ;;

" 사람들은 가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사소한 일들 때문에 고민하고 한단다. "

제니의 엄마처럼 아이의 사소한 고민에도 들어주고 이해해주는 엄마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