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 개정판
이도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2006년 나는 2004년 발간된 소설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아마도 꾸준한 사랑을 받는 스테디셀러였기 때문일 거라 생각된다.

(야속한 기억력 ;;)

홍보는 본적이 없으며 구매시 평이 무척 좋았고 읽고난 후에는 역시나 긴 여운이 있었기에

나 또한 로맨스 소설 중 늘 추천하는 책이 되었다.

그 책이 10주년에 맞추어 개정판이 나왔다.

아무래도 더 산뜻한 디자인의 예쁜 양장이 나를 더 설레게 한다. 이럴땐 저질 기억력이 좋기도 하다.

다시 읽어도 설레이니까 !

 

여주인공은 공진솔이란 이름을 가진 라디오 작가다.

이름처럼 진솔하면 좋으련만 낯가림 심하고 웃음을 깨물고

상처받기는 더더욱 싫어하는 소심한 성격이다.

 

진솔은 아네타가 좋았다. 저 맑은 음색. 사랑이 끝나면 노래도 끝인 여자. 

 

누군가랑 친해지고 싶을 때는 ''김일성 죽었을 때 어디서 뭐 하고 있었느냐고 ?'' 묻고

낯선 서울과 친해지려고 서울에 관련된 책을 읽는 독특한 매력을 가졌다.

그런 그녀가 가을개편을 맞이해서 바뀐 이건 PD와 만나게 된다.

그 둘이 함께 하는 프로는 애청자들의 나이가 좀 있는 가요프로 <꽃마차>이고

우편함이 제목의 사서함 110호이다.

9년간의 경험으로 편한 프로듀서는 단 한명도 없다며 기선제압에 밀리지 않으려고

 열심히 준비하는 그녀.

하지만 뜻하지 않는 장소에서의 만남과 그의 종잡을 수 없는 성격에 그녀는 조금씩 물들어간다.

 

싱긋 웃는 건의 미소가 눈부셔 진솔은 어쩐지 두렵고도 짠한 마음이었다.

해변을 향해 돌아서는 그의 어깨와 등,

짧은 머리카락 아래 드러난 깨끗한 목덜미도 그녀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늘 어이없기도 하고 따스하고 사랑스럽기만 한 남자.

젠장-이라며 자신에게 경종을 울리기도 하고 행복해 하며 한편으론 불안해 한다.

그러다 이건의 친구 선우과 애리를 알게되고 그녀는 불안의 실체를 알게 된다.

 

요즘 난 뭐랄까… 어쩐지 용량이 꽉 차버린 느낌이어서,

사람도 그게 가능하다면 한 번쯤 포맷되고 싶다는 생각 가끔 해요.

깨끗하게 가슴 탁 트이면서 숨 쉴수 있게.

 

사랑이 다인 여자이고 싶으면서도 좋은 친구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애써 자신의 마음을 닫으며 잠깐씩 행복해 한다.

 

사랑하겠다고 말했으니 남아일언 지키라고 하는거…

흔들리지 말라고 하는거… 그것도 몰아붙이는 거예요.

마음이 시키는 일을, 어쩌라는 거야.

 

하지만 그 행복은 너무나 짧았다. 가을에 시작되어 겨우 새해 첫날까지라니...

 

좋은 사랑 할 거예요. 사랑해서 슬프고, 사랑해서 아파죽을 것 같은 거 말고

즐거운 사랑 할 거예요.

처음부터 애초에 나만을 봐주는 그런 사랑이요.

 

그에 대한 마음이 바뀔까바 공진솔은 서둘러 라디오 프로도 옮기고 이사도 하고

결국 라디오 일도 접는다.

 

아직… 안 갔네요.

발이 안 떨어져서.

당신은, 왜 나왔어요.

…붙잡으려고요.

 

하지만 읽는 사람 모두 바라던 해피엔딩. :)

드라마의 주인공과는 차별된 외모묘사는 전혀 없고 대사, 성격만으로 그들을 사랑하게 된다.

공진솔의 정한 이달의 목표 중 밤에 창경궁 구경하는 둘을 보며 함께 설레고,

꽃마차 열혈청취자이자 이건의 할아버지인 이필관 옹의 별세를 함께 슬퍼하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때는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그리고 아련한 동시대의 추억들과 아날로그 감성들을 함께 한다.

 

 

 

그 둘이 함께 본 영화를 나의 기억과 맞춰보고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32&aid=0000037823

그네들이 함께 본 유성우를 확인해 보고

   

이건이 불렀던 <양희은 - 옛날에, 옛날에>를 찾아 듣고 있다.

그리고 개정판에는 부록으로 <비 오는 날은 입구가 열린다> 카페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선우가 맞는거겠지...

 

 

네 사랑이 무사하기를

내 사랑도 무사하니까

이건의 과거에

세상의 모든 사랑이, 무사하기를

공진솔은 덧붙인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누군가를 떠올린다.

네 사랑이 무사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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