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나는 우리 인문학 - 페르소나와 아니마의 갈림길에서
김경윤 지음 / 생각의길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열심히 줄그으면서 책을 읽었나봐요.

요즘 인문학이 뜨고 있는데 인문학에 대해선 전부터 관심은 늘 있었어요.

왠지 어려울것 같고, 철학쪽은 머리 아플 것 같아서 ;; 가까이 하진 않았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좀 욕심이 생기네요.

 

인문학은 인간성 또는 인간다움이 무엇인가를 탐구하는 학문 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오랜 역사를 통해 철학과 사상, 문학 등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물음을 제시한 학문이 아닌가 싶어요.

 

인문학은 고전의 영역을 다루지만 문제의식은 현재를 관통하는 것이기에

저자가 현재와 연결시키려고 노력하신 부분이 무척 인상적이였어요.

그러기에,

원효, 의상, 최치원, 의천, 지눌, 이황, 이이, 송시열, 정약용, 설총, 김시습, 허균, 김정희,

단군, 김부식, 일연, 정몽주, 정도전, 성삼문, 박제가, 신채호, 김구 등

많은 위인들을 다루고 있지만, 자연과 벗삼고 사변론적인 분들보다는 실학자와 같이

시대에 비켜서지 않고, 초월을 꿈꾸지 않으며, 허무에 빠지지 않는 것.

치열하고 당당하게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것.

찬란한 프리즘이 아니라 두터운 돋보기가 되는 것.

세상을 낱낱이 살피며 그 빛을 모아 일점 광선으로 한곳에 쏟아지는 빛이 되는 것.

이란 덕목을 가진 지식인을 높게 평가하고 알려주시는 부분이 깊게 와 닿았어요.

 

앎은 실천의 시작이요, 실천은 앎의 완성이다.

앎과 실천은 둘로 나눌 수 없다 - 라고 말하는 양명학의 '지행합일知行合一'을 시작으로

그동안 OO학 아무개, OO법 아무개란 식으로 외우기만 해서 자세히 알지 못했던

우리나라의 훌륭한 학자들과 사상을 이제서야 배우게 됩니다.

이황과 이이의 차이를 제대로 조금 알게 되었고,

사귐을 끊기보다 몸이 곤궁함을 택한 자유인 허균을 보며 저를 돌아보게 되었고,

평생 독서를 했지만 30여자쯤만 안다는 이광려와 박지원의 대화를 통해

글로 옮길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침묵해야함을 알게 되었어요.

 

저는 이책을 통해 우리나라 당대의 사상 그리고 역사의 흐름을 잘 알 수 있었어요.

사자성어라든지 어려운 단어와 문장이 많아서 술술 읽히지는 않았지만,

재미있는 책이였고, 책안에 소개된 책들 중 관심 생기는 책들이 많이 생겼어요.

그동안 재미만 추구하면서 읽었던 책들,

올해는 관심가는 분들의 저서도 찾아서 읽는 한해가 되었음 좋겠어요. :) 

 

마지막으로 이 책을 통해 알게된 시를 하나 소개해 볼께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함석헌 -

 

만리길 나서는 날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 저 맘이야 '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탓던 배 깨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 너 만은 제발 살아다오 '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 저만은 살려 두거라 ' 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 저 하나 있으니 '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찬성보다도
'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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