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탑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소설을 읽다가 마음에 들면 아무래도 전작주의자가 된다.

모리미 토미히코의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를 추천할 정도로 좋아하는지라,

그의 책들 앞에서는 망설임이 없다.

혹, 너무 허황된 환타지나 애니매이션 같은 느낌을 싫어한다면 추천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좋아하는 작가의 모든 책들이 다 뛰어나고 다 100% 만족할 수는 없는 법.

또한 넘쳐나는 모든 소설을 느리게 읽는 사람으로써 다 읽을 수는 없는 법.

그럴때 검색을 하게 된다.

모든 작품에서 평점이 높은 순으로 읽고, 낮은 책들은 과감히 패쓰한다.;; ㅋ

 

'쿄토의 천재', '21세기 일본의 새로운 재능' 등의 찬사로 수식되는 작가인 그의 데뷔작 <태양의 탑>은

'' 그녀는 지적이며, 예쁘고, 기상천외하고, 지리멸렬하고, 고양이를 꼭 닮았고,

다소 지나치게 잠을 탐하는 실로 매력적인 인간이지만, 안타깝게도 한 가지 큰 문제를 안고 있었다.

가당키나 한 일인가, 그녀는 나를 냉대했던 것이다. ''

라는 근자감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의 실연을 치유하는 과정이 황당하고 아무도 몰라주는 해프닝들로 이루어져 있다.

데뷔작이라 그런지 그의 대학시절 모습이 묘사된 듯 느껴지는

사내즙 물씬나고 허세로 똘똘뭉쳐져 어처구니 없기만 한 초라한 쿄토대 4인방의 이야기를

끝까지 재미있게 읽게 만드는 것은 역시 작가 특유의 문체가 한몫한다.

 

한권만이라도 읽어보면 그만의 문체의 독특함과 매력을 알게 될 것이다.

의고체로 고전소설 느낌 물씬 주는 현대물과 환타지의 조합.

그리고 현실적으로는 멀리하겠지만;; ㅋ 서서히 매력에 빠져들게 하는 허세작렬 주인공들이 나오는 소설을 말이다.

 

태양의 탑에는 인간의 손길을 떠올릴 만한 여지가 없었다.

그것은 돌연 이차원(異次元)의 우주 저편에서 날아와 대지에 쿵 내려선 채 고정되어, 이제 우리 인류는 어찌 손써 볼 도리도 없게 된 분위기가 감돌았다.

오카모토 타로라는 인물도, 오사카 엑스포라는 과거 축제의 떠들썩함도, 혹은 일본 전후 역사와도 관계가 없다.

무성하게 우거지는 푸른 숲 저 너머에, 그저 모든 것을 초월하며 태양의 탑이 서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탑 앞에 서면 그 이상한 형태와 크기에 압도당한다.

너무도 매끄럽게 활 모양으로 굽은 몸체, 양쪽으로 쭉 뻗친 녹아 사라지는 듯한 팔, 꼭대기에서 빛을 발하는 황금빛 얼굴, 복부에 도사리고 있는 잿빛의 부루퉁한 표정, 뒷면에 있는 으스스하고 평면적인 검은 얼굴, 어느 것 하나 우리의 신경을 건드리지 않는 게 없다.

무엇보다도 상식의 틀을 벗어난 어이없는 거대함이 압권이다.

"뭐야, 이게"라고 사람들은 말할 것이다.

그러나 그걸로 만족하고 태양의 탑 앞을 떠나 "그건 정말 괴상했어"라고 떠들고 다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건 한번 볼만하지" 정도로 태평스럽게 말하는 걸로는 전혀, 전적으로 부족하다.

...

버스나 전차를 타고 엑스포 공원 가까이 다가가다 보면 뭐라 형용하기 힘든 기운이 엄습해 올 것이다.

'아, 이제 곧 나타나겠지'라며 마음 저 깊은 곳에서 두려워하는 자신을 발견하지 않을까.

그리고 시계(視界)에 태양의 탑이 모습을 드러낸 순간, 자신은 태양의 탑에 조금도 익숙해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124

 

표지의 그림이기도 하고

내용중 묘사되고 있는 <태양의 탑>의 실물이 책을 읽는 내내 몹시도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정말 있었다.

거대하고 크기로 압도하는 거대한 오카모토 타로의 조각품이 말이다.

 

▼ 위키백과

http://translate.google.co.kr/translate?hl=ko&sl=en&u=http://en.wikipedia.org/wiki/Tower_of_the_Sun&prev=/search%3Fq%3Dtower%2Bof%2Bsun%26hl%3Dko%26newwindow%3D1%26biw%3D1212%26bih%3D1012%26prmd%3Dimvnsul&sa=X&ei=VSxYUKmmEuWeiAeN_oDYAw&ved=0CC8Q7gEwAA

 

▼ 오카모토 타로의 작품과 태양의탑의 야간 조명모습을 볼 수 있다.

http://blog.naver.com/pixelone/40166873979?copen=1&focusingCommentNo=7983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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