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시 수아레스, 기어를 바꾸다 - 2019년 뉴베리 대상 수상작 미래주니어노블 3
메그 메디나 지음, 이원경 옮김 / 밝은미래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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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어려서 그림책을 읽어줄때는 그래도 좋은 책을 찾기가 수월했는데...
초등학생이 되고 문고판을 읽게 되니 읽힐 책을 먼저 읽어보지 못해
초등 추천도서, 권장도서를 참고하게 된다.
나도 읽고 아이도 읽히다 보니 점점 빠져드는 아동문학과 청소년문학!
추천도서들을 읽다 보면 아무래도 '뉴베리상' 수상작들을 많이 접하게 되었는데
특히나 1999년 뉴베리상 수상작인 '구덩이'를 감명깊게 본 터라 더 믿음이 간다. :)
 
2019년 뉴베리상 대상 수상작은 과연 어떤 책일까 궁금하던 차에 신간소식을 접했다.

 

 

 

머시 수아레스, 기어를 바꾸다

 

 올해의 뉴베리 대상 수상작이다.

미국의 아동문학상인데 표지의 소녀는 요즘 세태를 보여주는 듯 뭔가 의미심장하다.
머시 수아레스는 주인공 이름인데 기어를 바꾸다는 무슨뜻일까?

 

 

 


 뒷면에는 여러명의 등장인물들과 배경이 컬러풀하게 담겨 있는데...

 

  

 


책을 읽다보면 그들이 주인공 '머시'의 가족들이며
자전거를 타고 있는 곳이 집 앞이란 것을 알 수 있다.
머시는 엄마와 아빠, 오빠와 함께 왼쪽 집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가운데 집에서,
고모와 쌍둥이형제는 오른쪽 집에서 나란히 살고 있다.
표지의 그림처럼 지붕이 평평한 분홍색 건물로 모두 똑같고 오빠는 '수아레스 단지'라 부르고
엄마는 '라스 카시타스(작은집들)'이라고 부른다.

 라스 카시타스 las casitas

 

이 책을 읽다보면 이렇게 스페인어가 종종 등장한다.
머시는 쿠바 이민자의 3대이며 명문 사립학교 시워드 아카데미에서
5학년을 마치고 중학생이 된 소녀이다.
하지만 장학금을 받아야 학교를 다닐 수 있어서 전학 온 친구를 돕는 햇살친구 활동을 한다.

3대가 모여사는 3가정이 독립된 생활을 하면서도

매주 일요일 저녁 '알무에르조 세나'라는 점저를 함께 먹는 생활을 하는 머시의 가족들.
고모의 자녀인 쌍동이 형제를 할아버지, 할머니, 머시가 돌아가면서 봐주기도 하고
페인트공인 아빠의 일을 할아버지와 머시가 돕기도 하면서
여러 세대가 서로 도우며 함께 사는 중남미계 가족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읽는 동안 할머니와 함께 살던 어릴적 생각에 대가족의 삶과 정서가 낯설지 않았지만

우리의 아이들에게는 낯설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중에서도 머시와 할아버지와의 관계는 무척이나 특별했는데,
할아버지가 점점 이상행동을 보인다.
노화 그리고 알츠하이머, 어른들은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변화지만
할아버지를 사랑하는 손자의 입장은 어떠할까?
머시와 함께 뜻하지 않는 가족의 변화(우리가 맞이해야 할 노화와 죽음)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였고
머시와 같은 아이들에게 이런 변화에 대해 설명하기 좋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머시는 사랑하는 할아버지의 변화를 보며 소중한 것들이 '늘 그대로' 변하지 않는 삶을 바란다.
하지만 자연의 섭리는 거를 수도 없을 뿐더러
원하든 원치 않든 삶은 그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하지만 '늘 그대로'라는 건 이네스 고모가 사이먼 아저씨를

사랑할 기회가 없을 거라는 뜻이다.

오빠가 대학에서 훨씬 더 똑똑해지지 못할 거라는 뜻이다.
내가 조금도 성장하지 않을 거라는 뜻이다.
'늘 그대로'라는 건 할아버지의 변화만큼 슬픈 일일지도 모른다.
나는 내년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그건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괜찮다. 무슨 일이든 헤쳐 나갈 수 있다.
조금 더 힘든 기어로 바뀔 뿐이다.

난 그저 크게 숨 한번 쉬고 힘차게 페달을 밟아 나가면 된다.

- 419p 

 

작가는 머시의 성장을 통해 변화가 없는 삶의 이면에 대해서도,

누구나 무슨 일이든 헤쳐 나갈 수 있는 존재임을 말하고 있다. :)


    

 

이 책은 가족의 이야기만 하고 있지는 않다.

선생님의 지시로 사과 편지를 고치고 또 고치는 과정,
역사 시간에 배운 상형문자로 편지쓰기, 머시가 좋아하는 축구 등
갓 중학생이 되어 겪는 머시의 학교생활과
친구들과의 관계를 통해 이 시기의 아이들의 여러 감정들을 보여준다.
아드님과 같은(?) 또래여서 그런지 아이들의 감수성들이 잘 이해되는 부분도 있고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권말에는 작가후기와, 뉴베리 대상 수상소감이 실려 있어 소설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작가에게 자전거가 어떤 의미였는지 말이다.

이 책은 중남미계 미국인, 이민자, 대가족, 가족의 희생, 노인, 알츠하이머(치매), 중학생활, 친구, 관계 등
정말 다양하고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고 아이들도 이해하기 쉽게 잘 다루고 있다. :)
좋은 책을 만나서 아이에게도 이 책을 권했다.

 

 

 


휴일에 찰과상을 입어 보기 좋아보이지는 않지만;; 외출하지 못해 책 읽을 시간은 충분했다. ;; ㅋ
아이 또한 할아버지 할머니를 떠올리며 가족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리고 아이가 최근에 용기내서 도전한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시기상으로 더 머시의 이야기가 와닿았던 아이. :)

초등 고학년 아이들과 중학생 친구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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