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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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있는 삶이라고 해서 책까지 의미있는 건 아닌 듯.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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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10-07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디너들의 사랑을 받고 있어서 혹했었는데 아직 구입을 미루고 있던 책이네. 그냥 그대로 미뤄둬도 되겠다 싶으네.^^

필로우북 2009-10-07 10:37   좋아요 0 | URL
강력히 비추! 하고 싶어요. 신변잡기와 자아도취의 이중주랄까...좀 더 길게 리뷰를 썼다가, 굳이 싶어서 지웠었는데 계속 올라가는 판매지수를 보고 40자평을 쓰고 말았다는...ㅋ 다시 리뷰 쓸 지도...

* 전 이 책 선물로 받아서 있는데, 궁금하시면 보내드릴 순 있어요~ㅎ
 
 전출처 : 필로우북 > <편집자란 무엇인가> 출간 기념 강연 후기

 

 

 

 

 

 

  

편집자란 누구, 가 아니라 무엇, 이냐는 고민
- 모든 것은 태도가 전부다  
 

저는 일 년 조금 넘게 어린이 책 편집자였고 현재는 다른 일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 시절부터 바라던 편집자가 되었지만, 어느 순간 매일의 업무와 일정에 치여 처음의 열성이 사라진 채, 편집자가 아닌 직업인처럼 살고 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책 한 권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란 정말이지 어느 하나 그냥 넘어가는 것이 없이 고통스러웠습니다. 후에 <녹색평론> 발행인 김종철 선생께서도 같은 말씀을 하시는 것을 보며 공감과 위안을 받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그 고통을 즐기지 못하는 것이 나의 정성과 소양의 부족 탓인 것 같아 끝없이 자책했던 것 같습니다.   

‘나는 과연 직업인이 아닌 편집자가 될 각오, 책을 ‘읽는’ 독자가 아닌 ‘만드는’ 편집자로의 각오가 되어 있는가.’ 이런 물음이 머릿속에 가득한 채, 강연장을 찾았습니다.

강연은 한 시간 반 남짓의 강연과, 30분 가량의 질의 응답 시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강연은 한마디로 굉장히 중요한 문제제기들과 출판인으로서의 자부심, 업계 선배로서의 지극한 격려를 느낄 수 있던 자리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편집자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었습니다.  

1. 일을 ‘잘’ 하려 하지 마라.  

-> 일을 잘 하려고 하면서부터 편집자 자신과 책의 기준, 콘셉트가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편집자는 개념을 잡고 그것을 기준으로 편집을 해야 한다, 책의 구성물이 각각 왜 그 자리에 왜 그렇게 편집되어야 하는지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었어요. 저자와 디자이너, 회사 내부와 외부, 다른 책들과 내가 낼 책, 회사와 독자 등 어떤 ‘사이’에 끝없이 서게 되는 편집자들에게는 정말 중요한 화두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편집자들에겐 이어지는 것들이 갖춰져야 합니다.

 

2. 책의 세계가 주는 호기심, 갈증을 해결해야 한다. 그것도 전문적으로.
  

-> 편집자로서 전문적인 영역이라면 제작 과정에 대한 이해나 출판계의 동향 (독자들의 특성, 디자인 트렌드 등) 이 되겠는데요. 이를 끝없이 봐야 하는 건 편집자로서 일을 하는 데 자신감을 붙여 줄 거라는 말씀이었어요. (일례로, 일본의 편집자들은 편집장이 되기 전 2-3년의 제작 과정을 필수로 거친다고 합니다.)

더불어 편집자는 자기 분야에 전문적인 필자들을 만나는 사람들입니다. 창작자인 저자들은 원고나 자기 세계에 대한 자부심과 전문성이 있으며 특히 전문성은 우리가 모두 따라갈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에 대항해 편집자 역시 전문적인 지식과 자부심을 갖추고, 그걸로 승부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말씀 역시 굉장히 중요하고도 실용적인(^^;) 조언이었습니다. 
 


3. 네트워크, 연구 (주변으로부터 배우고 익히기 -출판에서의 학습은 Field work이다)  


-> 개인적으로 취약 부분이라고 생각한 네트워크 부분이었습니다만, 굉장히 위로가 되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출판에선 넓은‘ 관계가 아닌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며 격려를 해 주셨기 때문이지요. 질의 응답 시간에 다시 한번 강조하셨듯 '편집자는 어떤 방식으로든 편집자적 소통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으며, 계속 하다 보면 판단이 서게 된다' 는 말씀을 하셨어요. 그러면서 동시에 100번 만나 1명의 저자 관계가 이루어진다면 나머지 99를 하는 걸 번거로워 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는 말씀을 하셔서 무척 찔리며 공감(과 반성)을 했습니다.^^;

'연구의 시공간을 확보하라, 마감만이 아니라 구상과 설계의 시간도 필요하고 중요하기 때문이다. 주변으로부터 배우고 익혀라. 단, 무조건 다녀본다고 특별한 변화로 적용되지 않는 이유는 내 것으로 만드는 ‘재편집’의 과정을 염두에 두지 않아서이다.'
 
정리하자면, 세상과 저자에게 ‘나’를 깨고 다가가되 늘 ‘나’를 돌아보고 자기화하는 과정이 우선 수반 되어야 책도 편집할 수 있다는 것이라는 말씀이라고 저는 받아들였습니다.  그렇기에 편집자는 누구, 가 아니라 무엇인가, 라고 고민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출판이라는 미디어의 특성을 정확히 알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김학원 대표는 출판을 ‘영원한 비주류의 미디어’로 정의내리셨다고 합니다. 중요한 건 주류 미디어와의 콤플렉스를 버리고 확장시키는 것을 고민하는 것이라는 것이라며, 차별성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그러면서 통념적인 성공에 대한 사고와는 다른, 가치 지향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 날 강연에서 제가 가장 감동받은 부분이었습니다) 권력과 자본의 흐름에서 벗어나는 것. 물론 한계가 있지만, 여기에서부터 시작해보자며 동업자인 우리에게 제안과 격려를 던지셨죠. 박수 짝짝짝짝!   



질의 응답 시간에도 역시나 중요한 얘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 원고가 아닐 때 어떻게 판단하느냐   -> 내적인 기준으로는 ‘싸늘하게’ 접근해야 한다. (저자의 인간적인 관계와는 별개다)
 

- 편집장의 꿈을 꾸는 편집자가 되라  -> 아마추어는 프로의 상을 유보하지만, 프로는 처음부터 프로다. 자기 스스로 프로라고 생각하면 프로다.
 

- 하지 말아야 하는 것들은 하지 않아야 한다   -> 출판 윤리적인 문제. 이 부분은 책에도 많이 등장하는데요, 사재기 문제, 만연된 온라인 독자 리뷰 문제 등은 윤리적으로도 문제이지만, ‘떠 있는 가상의 독자’를 상정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그게 지속된다면 상상만으로도 참혹하다고 말씀하셨어요. 많이 아시다시피 휴머니스트 출판사는 판권 면에 쇄 당 부수까지 공개하는 등 이런 고민과 문제제기를 많이 실천했던 곳이죠. 거듭 그 지점을 고민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에 ‘훌륭한’ 출판사가 있느냐, 이제는 훌륭한 출판사와, 훌륭한 편집자 군이 나와야 한다, 며 자신도 고민하며 노력할 테니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며 소통해 보자며 강연은 그렇게 끝났습니다. 
 
상대적으로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굉장히 밀도 높은 강연이었습니다. 김학원 대표 본인이 오래 농축해 오신 듯한 출판인으로서의 고민, 인간적이고 소탈한 자기 고백들이 느껴져서 정말 좋았고, 또 감사했습니다. 그래도 1년 일했다고, 실무자로서 굉장히 구체적인 공감  지점들도 많았구요.^^;

강연을 듣고 더 커진 고민의 파장 속에 있지만, 훌륭한 편집자가 될 각오가 되어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해 보게 되었다는 점에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좋은 자리 마련해 주신 알라딘과 휴머니스트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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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09-28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전 이글 읽고 글 남기고 나가야지 했는데 갑자기 현수가 울어재끼는 바람에 이제야 다시 남긴다. 훌륭한 편집자가 되기 위한 고민, 열심히 하고 계신가? ㅎㅎ 아마도 좋은 편집자가 될 거라고 생각해.^^

필로우북 2009-09-28 09:00   좋아요 0 | URL
흐흐- 언니 감사해요. 고민고민 ㅎ
 
편집자란 무엇인가 - 책 만드는 사람의 거의 모든 것에 대하여
김학원 지음 / 휴머니스트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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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차 편집자로서 밑줄 좍좍 그어가며 새겨가며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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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네코무라 씨 둘
호시 요리코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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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이 더 드라마틱해요! 연말에 나온다는 3권이 기다려지네요~할짝할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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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핀 델 문도 El Fin del mundo - 지구 끝으로 Vamos!
김민규 지음 / 시드페이퍼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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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찬히 넘겨 보며 여행자와 함께 걷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여행서다.   

얼핏 넘겨보기엔 사진과 짧은 단상들이 나열된 여행 기록 메모 같지만, 그 속은 나름 녹록치 않다는 느낌. 역시 김민규다.  

델리스파이스, 스위트피 노래들이 주던 서늘함은 남미 여행기에서도 여전하다. 그간 남미의 슬픈 역사나 정서는 뒷켠에 접어 두고, 그들의 정열과 열정, 뜨거운 태양과 같은 기질들만 앞서서 소개되었던 게 아니었던가, 새삼 생각해 보게 된다.

읽어 내려 가다 보면, 무슨 이유였을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여행자인 김민규 자신도 무언가에 많이 지치고, 새로운 어떤 에너지가 필요했던 게 아니었는지 하는 느낌이 참 많이 든다.  

비틀즈의 ‘헬프’, ‘내가 너를 다시 만날 땐 고통도 망각도 없을 것이다’ 라는 부분을 툭 인용하는 ‘나의 사랑하는 부에노스아이레스’ 등, 그가 인용하는 노랫말이 그런 쓸쓸함을 한층 더한다.

'혼자 여행하며 쓸쓸할 수 있는 자유'를 만끽한 듯한 느낌이 책 전체에 흐른다.  

여름날, 어쩐지 나른하고 우울한, 그와 비슷한 기분을 느끼는 사람들이라면, 아마 이 책의 정서와 김민규의 감수성, 또 남미의 그림자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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