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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의 최저 임금 5,210원, 왠만한 커피 한 잔 값에 미치는 수준. 한 시간의 노동의 댓가는 커피 한 잔으로 사그라들어버린다. 서울의 아파트 전세 시세. 평던 몇 천만원을 혼가 하기에 평균 초봉이 3000만원이라고 가정하였을때도 내집 마련하기에는, 아무것도 쓰지 않는 다는 가정하에 최소 5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10평 남짓한 공간을 대여하기 위해서 말이다.
대학생때만 해도 이러한 숫자들이 주는 의미에 대해 별 다른 관심이 없었다. 그저 한 달의 용돈으로 알차게 지내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는데, 바야흐로 이러한 숫자에 눈을 뜨게 된 것을 노동시장에 직접 뛰어들어가게 된 이후부터였다.
학생에서 평범한 직장인으로 변모한 이후 한 달에 한 번 통장에 스치는 월급이라는 숫자를 또 바라만보고 적금으로 매달 모으고 있다고는 하지만 일년이 되어도 원하는 만큼의 자금이 모이지 않는 현실을 보며 갑갑함을 느끼며 돈을 벌고 모은다는 것이 녹록치 않구나, 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을 때에도 일명 대기업들의 분기별 실적을, 그리고 한 개인들의 연봉이며 자산에 대한 뉴스를 들을때면 도대체 가늠도 안된느 숫자들을 품고 있는 그들은 그저 나와는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구나, 라며 체념하고 흘려듣고만 있었다.
일개 나는 평범한 서민이고 그 서민이 이 나라의 주축을 이룬다고 하고는 있으나 여전히 그들은 경제의 중심이 아닌 외각에 놓여져 있는 위치이고 그것이 현실이 되어 있기에 경제 정책에 휘청하며 파도를 타고만 있을 뿐이다.
자본주의라는 이름은 누구에게나 부를 누릴 수 있는 가능성이라는 유혹을 넘실거리는 아래 전 세계를 침투하고 잠식하게 된다. 누구라도 부의 축적이라는 달콤한 결실을 얻고자 하는 마음은 동일하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이 부의 격차는 점점 더 심해지고만 있다.
동일한 출발선상에서 시작한 이 가능성의 기회를 안고서, 그 누구도 쉬지 않고 달리고 있는 이 자본주의의 레이스 속에서 대체 왜 이러한 격차는 계속 발생되고 있으며 최상위층과 최하위층의 간극은 좁혀들기는 커녕 점점 더해지는 것인가?
사실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는 경제에 대해, 빈부격차에 대해 전해지는 수치들을 보면서 이미 벌어져 버린 상황들이고 나 하나가 안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을 이 거대한 카테고리 속에서 무슨 소용일까, 하며 그저 관망하려고만 했다.
600페이지 남짓의 이 거대한 책을 보면서 만만치 않겠다, 라는 인식이 어느 새 이 무시무시한 암투를 모르고 그저 흘러가는대로만 따라갈 뻔 했구나, 라는 뒤 늦은 후회가 밀려들었다.
플라톤이 "정치에 참여하기를 거부한 현자들이 겪는 형벌 바로, 잘못된 자들의 통치아래 살아가는 것이다."라는 말과 같이 우리가 별 다른 관심을 갖지 않고 자본주의의 거대한 장막을 경제라는 굴레 속에, 아니 그들의 손에 맡겼던 결과 오늘날이 초래하게 되었다. 더 이상 무관심이라는 이름하에 그들의 만행을 멈추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진실을 바로 알아야만 한다.
2011년 자본주의의 상징이자 중심인 월스트리트에서 "Occupy"의 시위가 이어졌다.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그 황금의 땅에서 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 기원을 찾기 위해서는 100여년을 거슬러 올라가야한다.
얼마나 철저히 그들만의 손에 이 경제라는 거대한 틀이 놀아나고 있었는지에 대해 알게 되는 초반부터 가진자들의 무시무시한 횡포와 암흑과도 같은 그들의 꼼수에 치를 떨게 된다.
1900년, 여러 주의 재력가들로부터 뒷돈을 받을 입법 위원들은 19세기의 마지막 19년 동안 겪었던 불쾌감을 부자들이 두 번 다시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선거제도에 손을 댔다. 인민당의 달라진 작전이 계기였다. 인민당은 민주당이 우세한 남부에서 공화당 의원을 지명하고 공화당이 우세한 서부에서 민주당 의원을 지명하는 '혼합'공천 방식으로 주 의원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혁혁한 성과를 올렸다. -본문
정치뿐만 아니라 돈을 거머쥔 그들은 자신들의 돈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불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 수 많은 이들의 눈에 띄지 않게 조심스럽게, 그러면서도 거대하게 그들은 자신들의 부를 축척하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었으며 그 방법은 참으로 전략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회사를 주무르는 사람들은 자산 평가를 자기들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 미첼의 지적대로 이들은 "사들이는 자산의 가치를 높여야 할 뿌리치기 힘든 인센티브"를 갖고 있었다. "가지고 있는 자산의 가치를 높게 평가 할 수록, 더 많은 자본을 근거로 더 많은 주식을 발행할 수 있었다." -본문
세계 대전의 발발은 모두를 폐허로 만들었다. 그 동안 이룩해 놓았던 모든 것들은 한 순간에 잿더미로 변모했으며 생존이라는 그 최우선의 명제만이 표면위에 떠오르게 된다. 하지만 역사상 전쟁의 발발은 그 이외의 나라들에게 있어서는 또 하나의 기회가 되었으며 이 순간 그들은 또 다시 부를 축적하는데 눈을 돌리게 된다.
"병사를 사지에 내보내기는 죽기보다 싫다. 수많은 병사가 매독에 걸리는 것도 걱정거리다. 그러나 전쟁이 가져다줄 재정적 결과는 기꺼이 환영한다." 스크립스는 흥분했다. "그리고 이런 행동의 읨를 한마디로 요약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세계대전이란 고통의 근원에서, 우리는 가장 위대한 개혁과 가장 위대한 축복을 끌어내 국민들에게 전해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본문
그렇게 전시 상황에서도 탐욕을 부리던 이들의 만행은 전쟁이 지나고 나서도 사그러들 줄 모른다. 이미 많은 것을 가졌지만 아직도 부족해, 외치는 탁욕으로 가득해진 그들을 배를 부르게 하는 것은 없었다. 계속해서 그들은 더 많은 돈을 흡수하길 원했으며 그들이 살쪄 가는 동안 수 많은 이들은 더욱 가혹한 삶을 이어가야만 했다. 자신들에게 주어진 정당하고 합당한 방법으로의 부의 증식이 아닌 타인의 것을, 그것도 점점 쇠약해져 가들 이들의 1페니라도 악착같이 빨아들이기 위해 그들은 거대한 돈을 향한 청소기를 가동시키고 있었다.
잠깐 동안이나마 이러한 잠식은 눈가리개를 이용해서 작동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중들 역시 시간이 흐를 수록 무언가 잘못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하였으며 그로 인해 이 모든 것을 바로 잡게 될 그 누군가를 원하게 된다. 그리하여 등장한 것이 바로 루스벨트 대통령이었다. 그 동안은 가진자들이 갖가지 수단과 방법을 이용해서 자신들의 부에 위협되는 이들이 배척하는데 성공했다면 이번만큼은 대중들의 염원을 꺾어 내릴 수는 없었다.
"단 1명의 전쟁 부자도 만들어지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추진한 루스벨트의 저독적인 정책은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2만 5000달러 소득 상한제 제안에 대한 반대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그의 뚝심 덕택에 부자들의 세금 부담에 대한 전시 재정 논란은 끊임없이 계속됐다. 보수파는 이런 논의 자체가 불쾌했다. -본문
부의 독점을 무너뜨린다는 어감자체에 풍겨지는 불편함은 무엇가를 무너뜨린다는, 그러니까 누군가가 쌓아둔 것을 억지로 해체한다는 것에 대한 반감이 들게 마련이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들이 쌓아놓은 부라는 체제는 철저히 우리의 눈과 귀를 속이고서 마련한 발판의 주춧돌로서 이제라도 우리는 그 불편하고 잘못된 진실을 바로 잡아야 할 의무이가 과제를 당면한 셈이다. 그리하여 노동자들은 2011년의 Occypy 시위에 60여년 앞선 노동절에 다시금 뉴욕 한 복판에 모습을 나타내고 결국 그들은 디트로이트 협약을 이루는 쾌거를 거머쥐게 된다.
디트로이트 협약이 자동차 근로자들에게 미친 영향은 대단했다. 1947~1960년 자동차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거의 2배가 되어 한 해 6,000달러까지 올라갔다. 자동차 근로자들은 덕분에 "방 5개짜리 주책과 5년된 중고 셰비"를 굴릴 정도의 여유를 누릴 수 있었다. 방 5개짜리 주택과 셰비는 연방노동통계국이 '적절한' 생활수준의 척도로 정의한 주요 요소였다. -본문
여기서 우리는 과연 만족해야 하는가?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여하는 누진세가 있고 그들은 지금 충분히 자신들의 의무를 다 하고 있다고 주창하지만 얼마전 뉴스에도 보도된 조세 피난처의 실체와 어떻게든 세금을 피해가려는 이들의 쫓고 쫓기는 레이스는 여전히 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계속되고 있다. 현금에 대한 부의 증식에서 주가로 이동하더니만 그들은 다시 석유를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이용했으며 이제는 새로이 법을 수정 및 개선해서 자식들의 이득을 굳건히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고 부자들은 소득의 상당 부분을 가족에게 분산시켜 높은 과세 구간에 속한 소득은 낮은 구간으로 전환시킬 수 있음, 살아 있는 동안 그들이 만든 자선기금에서 일정한 소득을 받았다. 손자들을 위한 신탁을 만들어놓으면 사후에 부과되는 세금을 줄일수 있었다. 이 외에도 세금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둘이 아니었다. -본문
모두에게 10%의 세금을 거두는 것이 과연 평등한 것일까? 어릴 적만 해도 누구나 10%를 적용한다는 이러한 제도에 대해 지극히 바람직한 것이라 생각했다. 백만원을 벌든 천만원을 벌든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숫자에 현혹되어 그것이 옳다고 생각했던 것을 뒤집은 것이 얼마 전이고 그 동안은 평등이라는 이름하에 지극히 불평든한 시간을 보내왔다. 지금 우리는 또 얼마나 숫자와 제도라는 명목하게 눈가리도 아웅하는 듯이 잘못된 것들을 당연한 것 혹은 옳은 것이라 생각하고 지내고 있을지 모른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그 모든 것이 바람직하게 돌아가겠지,라는 염원은 터무니 없을 정도로 불합리한 것들의 연속이라는 사실이, 그것을 모르고 살았다는 것에 대한 배신감이 밀려들었다.
과연 우리는 어디까지 진실을 알고 있는 것일까. 모든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그들이 짜 놓은 판에 놀아나는 주사위가 되고 만다. 600페이지를 통해 진실을 바라볼 것인가 아니면 그들의 손에 움직이는 말이 될 것인가. 당신에게 이미 해답은 던져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