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타이쿤 환상의 숲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임근희 옮김 / 이모션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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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이 책을 읽은 소감을 서두에 먼저 밝히자면 왜 하필 일요일 밤부터 이 책을 읽기 시작했나, 라는 스스로에 대한 책망이 밀려 들었고 월요일 새벽 2시 반을 넘어가는 시계를 보면서 내일을 위해 100페이지 가량 남겨둔 채 책을 덮어야 했을때는 너무도 빨리 지나가는 시간이 아쉽기만 했다. 또한 이 안의 이야기는 <위대한 개츠비>와 몹시 닮아있으며 마치 일란성 쌍둥이를 마주하는 듯 하면서도 위대한 개츠비보다는 더 쉽게 다가오고 있었는데 이것이 위대한 개츠비를 통해 앓았던 몸살이 한 번 면역이 되어있어서인지는 모르겠다. 여하튼 이전보다는 더 쉽고 빠르게 전해지는 라스트 타이쿤은 피츠제럴드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마지막 유작이며 그의 유작이 마무리되지 못한 것은 여간 아쉬운 것이 아닐 수 없다.

2시 반과 6시 반, 2회에 걸쳐 스타는 여기에 않자 그날 촬영한 필름을 주의해 본다. 이따금 그 자리엔 대단한 긴장감이 감돌기도 한다ㅡ 스타는 '기정 사실'과 씨름을 하게 되는 것이다. 몇 개월에 걸친 투자, 계획, 집필과 퇴고, 배역, 구성, 조명, 리허설, 촬영의 결과물이다. 멋진 영감이 번뜩인 성과, 또한 자포자기와 무기력과 음모와 땀의 산물. 우여곡절을 다한 부대 배치도 이미 완료되었고 승패가 어느 쪽이 될 것인지 알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으며 여기에 당도하는 것은 모두 전선으로부터의 전황 보고이다. -본문

이 소설 속의 주인공은 먼로 스타와 캐슬린이지만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그들 스스로가 아닌 세실리아를 통해 전해지는 것은 <위대한 개츠비>의 화자인 닉 캐러웨이가 모든 것을 이끌어가는 것과 동일하다. 하기야, 스타 역시도 개츠비와 같이 사랑하는 여인을 끝끝내 자신의 곁에 두지 못하고 떠나보내야했고, 그에게 허락된 시간마저도 길지 않았기에, 이 모든 이야기는 제 3자에 의해서만이 제대로 전해질 수 있었을 것이다. 다른 것이 있다면 닉은 조금 더 객관적인 입장에서 개츠비와 데이지를 바라보았을 것이며 스타를 마음에 품고 있던 세실리아는 스타와 캐슬린의 이야기를 자신의 사심을 담아 바라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실상 그들이 함께 있던 시간은 그리 길지 않는 것이었지만 그들이 함께 보낸 시간은 그들의 삶을 변화시키기엔 충분한 것이었고 미나를 넘어 캐슬린을 곁에 두려했던 스타의 꿈은 한여름밤의 꿈처럼 사그라들고 만다. 모든 것이 달달한 꿈인 듯 캐슬린은 '그 미국인'을 따라 날아가버렸고 데이지처럼 사라진 그녀의 빈자리를 바라보고 있는 스타는 점점 파국의 모습으로 빠져들게 되며 개츠비가 되어가는 것이다.

개츠비와 비슷하지만 또 개츠비와는 다른 스타의 결말은 더 이상 변화될 수 없다. 이미 세상을 떠난 피츠제럴드는 스타의 마지막에 무엇을 담길 바랐을지. 그가 놓아버린 이야기의 뒷 부분을 그려보며 그가 제 2의 개츠비를 넘어서길 조심스레 바라본다.

전체서평보기 : http://blog.yes24.com/document/8050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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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피 / F. 스콧 피츠제럴드저

독서 기간 : 2015.05.17~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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