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펜터의 위대한 여행
김호경 지음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아르's Review

 

         

 라스베거스의 호텔 왕이자 미시시피의 시민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는 데이비드 카펜더. 그리고 그를 아버지로 두고 있는 헨리는 여느 부자 관계처럼 친숙하다기 보다는 서먹함이 그들의 관계 속에 잠재하고 있다. 그 누구보다도 가까워야 할 이들의 사이에 거리감이 있다는 것은 우리네 아버지들과 같이 가족을 위해 앞으로만 내달리던 그들의 부재를 쉬이 이해하지 못했던 어린 날의 과오 때문일 것이다. 어찌되었건 모든 것을 다 가진 아버지와 아들이 떠나는 이 여행은 그저 새로운 곳으로 그들이 떠난 다는 것의 의의를 넘어 고마운 이들과 미안함을 전해야 하는 이들을 찾아 떠났다는 것에서 이 책의 이야기를 조심스레 바라보게 된다.

인생에서 누구나 한번은 힘든 시기를 겪는다. 모든 게 마음대로 안 되고 꿈꿨던 것이 무너지는 그런 때 말이야. 그 시기는 어렵지만 한번 겪고 나면 그전과는 다르게 강해진 자신을 발견하게 된단다. 헨리, 네게는 그 시기가 조금 더 빨리 온 것뿐이야. -본문

 고등학교의 농구 스타로 떠오르는 신예로 주목을 받고 있던 헨리는 뜻하지 않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농구 선수로서 다시는 코트에 오르지 못하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모든 것이 자신을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는 것이라 믿었던 헨리에게 들이닥친 현실은 냉혹하기만 하고 그 냉혹한 현실 속에 버려진 아들을 위해 카펜더는 여행을 제안하게 된다. 물론 이 여행의 전제는 여행이 끝나고 나면 헨리가 원하던 차를 사주겠다는 것이 전제되어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어찌되었던 그들은 그렇게 길을 떠나게 된다.

 더 많은 것을 아들에게 가르쳐주고 싶고 함께하고 싶은 마음은 그 누구도 다르지 않을 부모의 마음이겠지만 카펜더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넉넉하지 않다. 그리고 그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 카펜더는 아들에게 살아가는 동안에 꼭 필요할 것들을 전해주려 하고 있고 그것은 자신의 삶을 돌이켜보았을 때 떠오르는 이들을 찾아가 감사하고,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가 아들과 함께 하려는 것은 살아가는 동안에 잊어서는 안될 마음을 전하려 하고 있으며 이 여행을 통해서 헨리는 그 동안 자신을 방관하며 지냈다 믿었던 아버지의 진심을 조금씩 배워가게 된다.

저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를 도와 고기 잡는 것밖에 배우지 못했습니다.
“그럼, 그걸 하면 되겠군. 뭘 고민하는 건가?
“하지만 저는 아버지처럼 촌구석에서 평생 고기만 잡으면서 살고 싶지 않습니다.
그 말에 미치너 상사가 데이비드를 달래며 말했다.
“데이비드, 평생 고기를 잡으라고 말하는 게 아니네. 우선 눈앞에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씩 해보게. 그걸 발판으로 다음 일을 찾고, 또 시도해보고 하는 거지. 본문

 현재의 내가 지금의 모습을 하기까지 나 혼자만의 힘으로 오게 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되새겨 보게 된다. 그저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나의 노력으로 지금의 자리에 오게 되었겠지, 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것들이 실은 그리 쉬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우쳐주는 것이다. 늘 마음속으로만 생각했던 고마운 이들과 미안한 이들에 대한 생각들을 이제는 생각을 넘어서 실제 그들의 얼굴을 보고서는 말로 되뇌어야 할 때임을 그들은 전해주고 있다. 다음에, 라는 기회는 존재하지 않을 수 있기에 그 다음이 바로 오늘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를 따라 핸드폰 전화 목록 속의 이들의 이름을 하나씩 찾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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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 / 필립 체스터필드저


 

 

독서 기간 : 2015.02.26~02.28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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