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서른 살, 까칠하게 용감하게
차희연 지음 / 홍익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아르's Review

 

 

     

 갓 대학에 입학한 그 때나는 세상의 모든 것이 내 것이 될 것만 같았다지긋지긋한 야간 자율학습에 벗어났고 어찌되었던 대학에는 들어왔으니 앞으로 모든 것을 내가 선택하고 내가 바라는 대로만 하면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당시에 갓 20대에 들어선 나는 20대 중반의 나이는 아득하게만 느껴졌고 30대라는 나이는 대체 나에게 오기나 한 것이냐며 말도 안 되는 듯 서른이라는 나이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있었던 것 같다마치 세월이 나에게만 빗겨 가기라도 할 것인 냥 말이다.

 30대가 오기나 할까라며 그 존재마저 부정하고 있던 그 시기를 이미 지나온 나로서는 20대의 나의 생각이 얼마나 안일했던 것인지에 대해 깨달으며 당시 만약 내가 서른이 된다면 사회적으로의 성공은 물론 한 가정의 주인이 되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은 현재 그저 평범한 회사원이자 미혼으로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는 그저 꿈 같은 바람이었다는 것으로 폐부를 찌르듯 현실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그런데 30대가 되면서 어떤 직장에서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연봉이나 직급에서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합니다게다가 자기계발을 하겠다며 해외 연수라도 갔다 오면 모아놓은 돈 한 푼 없이 새 출발을 해야 합니다그러다 보니 직장에서 더럽고 아니꼬운 일을 당해도 쉽게 옮기지 못합니다.
 
그것뿐만이 아닙니다직장에서 미친 듯이 노력해도 남자 동기들이 먼저 승진을 합니다. ‘유리천장(Glass ceiling)’에 가로막히는 것이죠일 못하는 직원을 혼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노처녀 히스테리 부린다는 말 들을까 봐서요. –본문

 

 그저 서문을 읽었을 뿐인데 무언가 울컥하는 마음이 들게 된다. 29+1=30이라는 숫자 놀음에 불구하지만 30대라는 숫자는 실제 그 이상의 무게감을 전해주게 되는데 과연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가야 하는 것인지 막막하면서도 지금 잘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두려움이 엄습해오고 있는 나에게 저자는 30대의 길목을 어떻게 지나가면 좋을지에 대한 조언을 전해주고 있다고작 3회 정도 밖에 안온 현재의 삶에 있어서 마치 이것이 마지막인 냥야구로 치면 이제 3이닝에 들어선 우리는 여전히 많은 기회가 있으며 아직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을 차근차근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평탄하게 남들처럼 가기만을 바라는 것이 우리 모두의 바람이겠지만 언덕을 넘어야 그 이후에 또 다른 언덕을 넘길 수 있듯이 어려운 난관 앞에서 좌절하지 않고 또 다시 일어나서 걸어나갈 수 있을 것이며 이 안에서 우리는 회복 탄력성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또한 20대에는 나 홀로 내가 원하는 것들에 대해서 선택하고 철저히 혼자 부서질 수 있지만 30대에 접어선 대부분의 여자들은 아내이자 엄마라는 이름의 페르조나를 얻게 되면서 자신의 이름을 잊은 채 살아가게 된다과연 나에게 나만의 미래가 존재하는 것일까라는 덧없는 질문을 허공에 날리고 있을 즈음 저자는 물리적인 나이를 떠나서 자신의 자아 안에 담긴 모습을 들여다보며 진실로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쟁취하기 위해서충분히 그러한 내실을 안고 있는 자신을 믿고 움직이라 말하고 있다.

 다 큰 성인이지만 감정을 억압하고 무시해 왔다면 갓난아기처럼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을 구분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그렇게 시작해서 조금씩 자신에 대한 탐험을 시작하다 보면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볼 수 있게 됩니다.
 
속내를 제대로 표현한다는 것은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을 확실하게 구분하고 그에 맞는 대처를 능수능란하게 해낸다는 것입니다단순히 ‘불편하다’라는 어중간한 감정이 아닌 확고하고 확실한 감정의 종류를 구분해서 느끼고 그에 맞게 대처하는 것이죠해소를 할 수 있을 때 해소하고버릴 수 있을 때 버리는 것은 짜증과 신경질이 아니라 제대로 속내를 내비치는 일입니다. -본문

 특히나 그녀가 알려주는 것들 중 ‘제대로 화를 내는 여자가 아름답다’라는 이야기는 개인적으로도 꽤나 필요한 것임을 알려주는 것들이었는데 늘 그저 흘러 가는 대로군소리 하지 않고 대세에 따르며 혼자 삭히는 것이 편하다 생각해서 그렇게 지내왔던 나의 모습들이 사실은 내 스스로를 잠식시키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며 건강한 나와 그로 인해 주변 역시 더 탄탄하게 변모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게 된다.

 이제 겨우 시작이건만 왜 그 동안 나는 늘 늦었다라고만 생각했던 것일까어느 순간 지금의 다짐들이 또 무너지고 혼자 끝없이 내려 앉으려 할 때쯤이면 오늘의 이 기억을 찾아 더듬거리며 이 책을 찾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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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나는 나에게로 돌아간다 / 신현림저

 

 

 

독서 기간 : 2014.11.11~11.13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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