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의 연인 1 - 제1회 퍼플로맨스 최우수상 수상작
임이슬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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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얼마 전 푹 빠져 보았던 <별에서 온 그대>를 다시 마주한 느낌이다. 로맨스 소설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가독성도 가독성이지만 천송이와 도민준의 캐미가 이 소설 속에서는 미르 낭자와 휘지 도령이 되어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그려내고 있었으니, 읽는 내내 나도 모를 흐뭇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으며 그야말로 정신 없이 읽어 냈다. 2권의 소설을 5시간도 안 되는 시간에 읽어 내려갔으니 푹 빠져서 보긴 본 모양이다.

 의도하지는 않았으나 사건에 휘말리게 된 교학은 현재 양양에서 유배 생활을 하고 있다. 성품이 곧고 언제나 바른 그는 온화한 마음씨는 물론 수려한 외모 덕분에 주변 여인들의 마음을 흔드는 장본인이지만 정작 그는 그러한 사실을 모르고 있다. 그저 서책에 빠져 있을 뿐, 그의 곁에 있는 수하가 아무리 그를 흔든다 해도 그는 조용히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만을 지키고 있다.

 그러던 어느 겨울날, 투닥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점을 보는 여인에게 자리를 빼라는 매몰찬 상점 주인과의 모습을 마주하게 되면서 넉살 좋게 그는 점을 보겠다며 그 앞에 자리하게 된다. 물론 그 주인집 여인에게도 한 몫을 전해주며 모두가 만족할 만한 해결책을 제시한 휘지에게 점을 본다는 여인은 금일 기이한 일을 겪게 될 것이며 그러한 와중 눈에 띄는 것을 몸 안쪽에 감추고 절대 드러내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점을 보려던 것도 아니었거니와 그저 도와주려는 의도였기에 교학은 그녀가 들려준 점괘에 대해 별다른 생각은 하지 않고 봉구가 없는 사이 땔감을 줍기 위해 산으로 오르게 된다.

 평상시 같으면 봉구가 했을 그 일을 하는 동안 길을 잃은 그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주춤하고 있는 사이 이전에는 본 적 없는 광경을 목격하게 되고 그곳에서 바로 유아 미르, 미르 낭자를 만나게 된다.

 도무지 이 시대 사람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외모는 물론 그녀가 입고 있는 옷도 그렇고 그녀가 하는 이야기들도 모두 생경한 것들이지만 어찌되었건 오갈 곳 없는 그녀를 위해 교학은 미르 낭자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2608년도의 한국으로의 여행을 꿈꾼 미르에게 현재는 1608년의 조선이었고 다시금 되돌아가기 위해 길을 나선 그 순간 뜻하지 않게 마주한 위험 속에서 미르는 교학을 구하게 되고 그렇게 그들의 인연은 시작되어 오누이로 봉구와 함께 한 집에 살고 있다.

수연은 진심으로 휘지를 깊이 연모하는 중이었다. 휘지의 이야기만 나오면 붉어지는 그녀의 두 볼과 초롱초롱해지는 눈망울, 그리고 그리움에 절절하게 떨리는 말투까지. 그녀의 모든 것들 것 연심을 대변하고 있었다. 은연중에 미르는 심장이 저릿함을 느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 어여쁜 아가씨가 큰눈을 반짝이며 얼굴을 마주하면 미르는 숨길 수 없는 두려움이 일어났던 것이다. –본문

 이렇게만 이야기가 전개가 된다면야 그들만의 로맨스가 되겠지만 엇갈린 사랑의 작대기는 물론 그 안에서는 보이지 않는 암투와 사건들이 벌어지게 되는데, 특히나 오래 전부터 교학을 마음에 두고 있던 수연과 그러한 수연과 벗이자 교학의 누이로서 서로를 마주하게 되는 미르는 교학을 사이에 두고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내일 꽃달임에 가면 이것저것 치장하는 사람들이 많을 터인데 우리 밥낭 누이는 그 흔한 노리개 하나 없으면 불쌍할 것 같아 측은하여 사주는 것이오. 잃어버리지 말고 품에 꼭 다니셔야 하오.
 
어느 틈에 사다놓은 것일까. 휘지가 품속에서 노리개를 꺼냈다. 노리개를 쥐여주던 그의 따스한 손과 살짝 닿을 듯하여 미르는 숨이 멎을 뻔하였다. –본문

 여인들의 마음이 어떻게 되는지도 모른 채 교학은 점점 미르에게 빠져들고 있고 언젠가는 자신을 떠나야 할 그녀를 알기에, 또한 자신이 현재 유배 중이라는 죄인이기에 그녀에게 마음을 드러내지 못한 채 그저 바라보고만 있다. 매번 장난스레 그녀를 밥낭 누이라 부르지만 그런 친근한 말들이 모여 점차 그 안에 미르 낭자의 공간이 커져가고 있다.

 서로를 향한 마음이 깊어질수록 마을에는 이전에는 드러나지 않던 사건들이 하나 둘씩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데 끔찍한 살인 사건들이 수면 위로 일어나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암투가 벌어지는 있는 그곳을 교학과 한명이 들춰내면 낼수록 마을 사람들을 그들을 피하게 되고 그 안에 사라진 줄만 알았던 흑사회의 흔적들이 드러나게 되면서 과연 누가, 무엇을 위해 이러한 음모를 꾸미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를 더 빠르게 만든다.

소저가 떠나간 이후에 제게 찾아올 적적함과 고통 또한 제게는 소중할 것입니다. 어쩌면 아프면 아플수록 좋겠지요. 그녀가 제 곁에 잠시라도 머물렀다는 사실을 절대 잊을 수 없도록 말이지요. 취성, 저는 이미 소저를 떠나 보내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그러니 소저께서 우주선을 고치셨는지 아닌지만 알려주십시오. 만일 고치지 못하셨다면 고치는 데 얼마나 걸리겠습니까? -본문

 보내야만 하는 사람과 떠나야만 하는 사람의 인연을 통해 오랜만에 다시 달달한 이야기에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며 보냈다. 교학과 미르 이외의 주변인들의 감정상태의 변화도 이야기의 흐름 상에 빠트릴 수 없는 것들인데, 과연 이 모든 사건의 전말을 어떻게 된 것인지, 과연 밥낭 낭자와 교학의 사랑을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해 궁금하다면 바로 책을 펼쳐보라 전해주고 싶다. 한 장만 넘기면 그 다음은 자연스레 완독을 할 테니 말이다

 

아르's 추천목록

 

옥황상제 막내딸 설화 1~2 / 이지혜저


 

 

독서 기간 : 2014.07.06~07.07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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