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너를 위해 꽃을 사렴 - 딸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알렉산드라 스토다드 지음, 조영미 옮김 / 문학테라피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아르's Review

 

 

 

 

 

사람을 마주하는 순간, 눈에 비친 타인의 모습은 나에게 내재되어 있는 기억의 편린들을 조합하여 단 몇 초 만에 그 사람에 대해 판단을 내리곤 한다. 분명 지금 마주하는 그는 처음 본 자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타인에 대해서 유순해 보인다, 고집에 세 보인다, 깔끔할 것 같다, 나와는 잘 맞을 것 같다 등등 수 많은 판단을 내리게 된다. 그 몇 초의 시간 안에서 말이다.

 진정한 자신의 모습으로 살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가 키워진 방식과는 전혀 다르게 아이들을 키워야 할 때가 있다. 나는 엄마라는 존재가 두려웠다. 그래서 나는 엄마와는 다른 방식으로 아이들을 키웠고, 그 덕분인지 딸들은 날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강요가 아니라 본보기를 통해 잘못된 것에서 옳은 것을 가르치려고 노력했다. 엄마는 나에게우유만을 주었지만 나는 내 딸 알렉산드라와 브룩에게우유을 주려고 노력했다. 우유가 의미하는 바는 우리가 기본적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다. 꿀은 재미와 행복 그리고 기쁨이다. –본문

 이 책 역시 처음 마주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몇 페이지를 읽자마자 아, 이 책에 빠져들겠구나, 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물론 이 강렬한 느낌은 후반에 가면서는 조금씩 퇴색되어 가긴 했지만 어찌되었건 처음의 그 느낌대로, 엄마가 딸에게 들려주는 따스한 이야기들이기에 읽는 동안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때의 나는 틀렸었다. 그 당시에는 옳다고 느꼈던 행동이었지만 지금에 와서 돌아보면 서툴렀고 실수투성이였다. 사소한 일이 아닌 정말 중요한 일에만 비판을 하고 부딪쳤어야 했다.  본문

 이미 내가 있는 지금의 시간을 지나 두 딸의 엄마가 된 저자는 자신이 지나왔던 길들에 대해서 온몸으로 마주하고 깨닫게 된 이야기들을 그녀의 두 딸이자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나지막이 전해주고 있다. 엄마로서의 그녀의 시간 속에서 자신이 놓치고 있었던 것은 없었는지, 그리고 한 남자의 아내이자 며느리이면서 또 올케이기도 한 자신의 위치 속에서, 그녀는 지나왔던 시간들을 돌이켜 보며 자신이 선택했던 순간들에 대해서 그것이 인생에서 어떠한 의미들이 있었는지, 자신의 뒤를 이어 딸들이 가야만 할 그 길에 대해서 스스로 이정표가 되어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들을 담대히 들려주고 있었고 언젠가는 도래할 그녀의 이야기들이 내게는 더 없이 따스한 조언처럼 다가 온다.

네 삶 속에 기쁨이 억제되지 않도록 하렴. 건강할 때 휴가를 떠나렴. 떠나기엔 너무 바쁘다고? 너는 내년에도 바쁠 거야. 그러니 지금 가지 않으면 언제 가겠니? 여기, 바로 지금은 최고의 시간이야. 재미를 미루지마. 너 자신을 마지막으로 밀쳐두지 마. 네가 지금 누리는 기쁨은 나중에 오는 기쁨에 영향을 미치게 된단다. –본문

 엄마이기 이전에 한 여자이기에, 딸에게 들려주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여자로서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 톡톡 건드리고 있기에 무언가 울컥함이 꿈틀거리곤 한다. 매번 바쁘다는 핑계로 내 스스로에게 미루고만 있던 작은 선물과도 같은 일상의 여유를 느낄 새도 없이 지나가 버린 시간 속에서 내가 있어야만 그 이후의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그녀의 이야기는, 매번 가장 좋은 것은 뒤로 미루어 마지막에 만끽하려 했던 고질적인 나의 습관에 대해서도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가장 좋은 것을 마지막에 미루는 것은 그 마지막까지 가는 동안 나를 독려하기 위한 것이자 한편으로는 이 일련의 것들에 대한 보상이라 생각했던 나에게 그녀는 모든 것을 마지막에 미루는 것은 때로는 현재의 것들을 오롯이 만끽할 수 없기에 구태여 그것들을 미루지 말고 매 순간에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누리라 이야기 해주고 있다.

 유일하게 나를 위한 시간의 필요성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금전적인 관리에 관한 팁은 물론, 사는 동안에 마주하게 되는 것들에 대한 소소한 조언들을 안겨주고 있기에 잔잔하게 울리는 저자의 조언들은 엄마가 딸에게 들려주는, 그녀가 살아온 길에 대한 노하우를 고스란히 받는 느낌이다.

 왜 대체 나에게만 이런 일이,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것이야 말로 인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일이 파란만장하게 드리우는 삶 속에서 여자로서, 엄마로서, 누군가의 아내이자, 또 어디선가의 일원으로서 살아야만 하는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그녀의 이야기는 대지에 스며드는 봄비와 같이 촉촉하게 마음에 위안을 준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나를 위한 최선의 하루를 보낼 수 있게 도와주는 그녀의 이야기들을 듣고 있으면 나른하기도 하고 축 늘어졌던 어깨에 조금씩 힘이 들어간다. 그래, 오늘도 다시 시작되는 하루를 다시금 기운 내서 걸어가는 길목에서 그녀는 또 묵묵히 나의 행보를 지켜봐 줄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오늘 다시 힘을 내보려 한다

 

아르's 추천목록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 유인경저 

 

 

 

독서 기간 : 2014.03.26~03.27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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