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의 원리 Vol. 1 - 원리편 국어의 원리
구자련 지음 / 다섯번째사과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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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수능을 준비하면서 언어영역관련 문제집만 몇 십 권을 풀었던 것 같다. 120점 만점이었던 당시의 언어영역의 점수는 110점을 넘기가 어려웠으며 어떻게서든 그 문턱을 넘어보고자 문제집만 풀고 또 풀고 했으나 점수는 내 바람처럼 훌쩍 오르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문제를 풀고 나름 문제 풀이를 한답시고 오답노트를 만들면서도 해설지를 보며 이해를 하기 보다는, 오답으로 고른 내 답도 어찌보면 답일 수 있다! 라며 정답에 대한 나름의 반감과 오답을 선택한 나의 의견에 대한 존중을 그토록 해댔으니, 문제집을 푼다고 해서 점수가 오를 일 만무했다.

그리고 닥친 수능일. 처음 보는 지문이 나오는 것이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긴장감과 읽어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지문 구조에 계속해서 읽고 또 읽고 하다 보니 시간이 부족해서 제대로 풀어내지도 못했었다.

지금에서 돌이켜 생각해 보면 문제를 많이 푸는 것보다는 어떻게 지문을 읽고 그 지문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했을 터인데, 나는 문제만 풀면 모든 것이 해결되리라 생각했기에 정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길을 외면하고 우회로 계속 빠졌던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그 때의 나의 학습법이 잘못되었구나, 라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읽는다는 것은 그저 눈으로만 내리 읽는 것이 아닌 텍스트 안에서 뼈대를 찾아내고 그리하여 그 글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으로 그 원리와 학습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국어의 원리' 10여 년만 더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 것을, 이라는 안타까움에 푸념도 늘어간다.

나의 글 읽기 능력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가? 주변을 보면 누구나 책을 읽고 나도 읽고, 어느 순간 많이 읽으려고만 하고 있다. 그러다보면 잘 읽게 되리라는 기대. 하지만 왠지 모를 불편함. 아이러니하게도 글 읽기는 사회적으로 가장 공식적인 행위의 하나 이지만 글을 읽고 난 뒤 그 이해정도는 주관적인 판단에만 의존하는 듯 했습니다. -본문

국어라는 것은, 모국어이기 때문에 그다지 공부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종종 했던 것 같다. 많이 듣고, 많이 보고 쓰면 자연스레 내 것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그 동안 국어라는 것에 대해 너무 쉽게만 생각했구나, 라는 것을 깨우치게 된다. 당연히 나의 것이 되는 것이 아님을 왜 그 기초적인 사실 조차 인식하지 못했던 것일까.

見이 정보를 인지하는 것이라면 觀은 인지를 넘어 이해하고 분석하는 것입니다. 글자를 보는 것은 ''이고 책을 읽는 것은 ''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읽는 깊이가 다르다면 당연히 같은 것을 보더라도 느끼는 차원이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제대로 책을 읽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은 고차원적인 두뇌활동이며 제대로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어려운 만큼 가치 있는 일입니다. -본문

이 책을 통해서 학교문법, 논리문법에 대한 것들을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하나의 문장이 옳고 그름을 인지하는 것을 넘어 문장과 문장의 연결이 되면서 논리의 구조를 갖게 되며 그러한 논리의 구조가 어떻게 구성되는 것인지, 우리는 문장을 읽을 때 그 안에서 어떻게 논리적인 사고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과 함께 다양한 예시를 통해서 배워 볼 수 있다.

또한 수학 공식과도 같은 문장의 구조들을 보면서 이전에는 그저 글로서 문장을 보고 접했다면 이 책을 통해서 문장을 분석해나가고 레이아웃을 이해하게 된다.

국가마다 또는 언어마다 학교문법이 다르다는 것은 한 문장을 만드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반면 논리문법이 같다는 것은 다르게 만들어 진 한 문장과 한 문장을 연결하는 원리가 같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논리는 국제적인 것입니다. -본문

초반에는 단순한 형태의 문장들로 시작하여 마지막에는 매트릭스 구조를 한 텍스트까지 접하게 되는데 천천히 연습하며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복잡한 구조마저도 이해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면서 내심 뿌듯해 하면서 읽어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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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원리 교과서』 / 류대성저

독서 기간 : 2013.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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