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 적정기술, 모두를 위해 지속가능해질까? 내인생의책 세더잘 시리즈 25
섬광 지음, 김정태 감수 / 내인생의책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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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그간 읽었던 세더잘 시리즈 중에서 단연코 가장 열심히 읽은 책이 바로 이 적정기술에 관한 것이었다. ‘적정기술이라는 단어 자체에서 오는 생경함과 무지 때문에도 열심히 읽으려 한 것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도 읽다 보면서 무엇이든 지나치면 해가 된다는 사실과 그렇다면 적당한 것은 무엇인 걸까, 어떻게 해야 모두에게 이로운 것일까 등등 그 어느 세더잘 시리즈보다도 몰두해서 읽어 내려갔다.

 무엇보다도 다는 적정기술이라는 단어의 조합을 제대로 이해조차 못하고 있었다. 기술이면 기술이지, 적정은 또 뭐람? 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쉬이 말하면 적정한 기술 혹은 적당한 기술 정도로 생각하면 될 거 같다. 어떠한 기술의 발명으로 수혜자가 될 사람에게 알맞은 기술, 예를 들어   1~100까지의 기술이 발전이 되었다고 한다면 모두에게 100이란 기술이 좋은 것이 아니라 그 기술을 받아들이는 이의 입장에서 받아들 일 수 있는 적정한 기술이 바로 적정기술이다.

 기술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는 사람은 전 세계 인구의 약 10퍼센트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기술의 수혜를 입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적정기술을 소외된 90퍼센트를 위한 기술이라고도 부른다. –본문

 책의 예시에도 나왔듯이 나이지리아에 보급된 초음파기기는 그 초음파기기의 보급으로만 본다면 나이지리아 인들의 건강 개선을 위해서 더 없이 좋은 기계이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나이지리아에서는 이 장비를 사용하고 유지하기에는 버거운 부분들이 있었다.

 의도는 좋았으나 결과적으로는 그들을 위한 것이 아니게 되어 버린 이 사례를 보면서 적정기술이란 단순히 선행을 베푸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 것으로, 진심으로 그들에게 맞는 정도의 기술을 전해주는 것이야 말로 베푸는 이나 이를 받는 이들 모두에게 좋은 윈-윈 전략이 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얼마 뒤 초음파기기가 고장 났다. 이 기계는 일정하게 220볼트 전압의 전기를 공급받아야 하는데, 나이지리아는 전력 상태가 불안정해 60볼트에서 300볼트 사이의 전기가 제멋대로 들어왔던 것이다 이 기계를 수리하기 위해서는 부품을 교체해야 했지만 부품 값과 운송비가 너무 비쌌고, 부품을 공급받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본문

 문제는 비단 적정한 기술의 전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정적한 기술이 모두에게 전달되는 것이 아닌, 한정된 소수의 자들에게만 전달되었을 때도 문제가 되는 경우를 마주하게 되면서 이러한 원조나 도움의 손길도 오롯이 주는 이의 입장에서만 바라보아서는 안 되는 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적정기술이 어느 선인가를 가늠하는 것도 그리고 그렇게 판단된 적정기술을 전달하는 일도 모든 것이 그 적당한, 어느 선에서 이뤄져야 하는데 이것이야말로 그 어느 난제보다도 어려운 일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큐드럼이 보급되는 과정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가 일어났습니다. 자선 단체에서 극도로 가난하거나 일할 사람이 적은 가정에만 선별적으로 큐드럼을 지급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때 큐드럼을 지급받지 못한 가정들도 이 제품을 스스로 구입할 만큼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였어요. 이 때문에 이 지역에서는 큐드럼을 지원받은 가정과 그렇지 못한 가정 사이에 불신과 분열이 생겼고, 마을 구성원 간의 유대감이 약화되었습니다. –본문

 그렇다면 누군가는 이렇게 질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 돈을 주어가면서 이렇게 어려운 일을 해야 하느냐고 말이다. 우리나라에도 어려운 이들이 수두룩한데 굳이 해외 원조로 1조원이 넘는 기부를 해야 하느냐고 말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서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이 순서상 먼저 일수는 있으나, 우리나라 역시 외국의 원조를 받으면서 성장한 나라였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원조를 보냈던 그 나라들은 자국에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원조를 했던 것일까?

바야흐로 글로벌 국제사회에서 나 혼자만 잘 산다고 떵떵거리며 살 수 없는 것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다. BOP 계층을 끌어 올림으로서 함께 잘 살게 된다면, 이것은 서로에게 모두 좋은 결과를 바라는 것이며 그렇기에 대부분의 국가가 개발도상국을 돕기 위한 손길을 계속 보내고 있는 것일 게다.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의 건강문제도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영양이 부족한 상태에서 병에 걸리고 치료제마저 구할 수 없어 쉽게 목숨을 잃을 수 밖에 없었던 개발도상국의 어린이 사망률이 28퍼센트나 감소했어요. 이처럼 전 세계의 지원 덕분에 가난한 나라의 사회적 문제들이 조금은 해결되는 모양새를 갖추어가고 있습니다. –본문

 무조건적인 원조가 아닌 수혜자 스스로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게, 그리하여 그들이 스스로 걸어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적정기술을 보면서 이렇게 따스한 기술이 있었다는 사실에 흐뭇해지곤 한다. 더 빠른 혁신, 더 진보한 기술을 외치며 그 곳에만 집중하고 있던 나에게 이렇게 훈훈한 기술이 많은 이들을 돕고 있었다는 것에 아직도 그리하여 세상은 살만한 곳이구나, 라는 생각과 많은 배움을 얻은 책이었다. 

 

 

독서 기간 : 2013.09.09~09.10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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