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장이 들려주는 그리스 신화
최화선 지음, 그리스신화박물관 기획 / 케이론북스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아르's Review

그리스 신화에 대해 그 동안 막연하게, '알고 싶다' 혹은 '배워두면 어디든 쓸모가 있겠지' 등등 기타 여러 가지 생각들로 몇 권의 책을 읽곤 했었는데, 이 책처럼 보는 내내 ', 이런 거였구나' 하며 감탄은 자아내며 읽은 것은 실로 처음인 것 같다. 어린이를 위한 그리스 신화에 관한 책이지만, 나와 같이 그리스 신화에 대해 수박 겉핥기만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 누구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뭐랄까, 왜 그리스 신화에 대해 여전히 사람들이 열광하고 그 안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에 대해서 정말 쉽고 재미있게 그려냈기에 부담감 없이 읽으면서도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개인적의 견해로는 그리스 신화의 인문서로 이 책만한 것이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책을 펼치자 마자 등장하는 그리스 신화 속 영웅의 계보. 이것을 보자마자 왠지 이 책이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단 몇 페이지를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잘 맞을 것 같다는 예감은 기대를 넘어 그 자체로 현실로서 드러내고 있었다.

넘쳐나는 그리스 로마에 관한 책들 중에도 불구하고 왜 이 책에 이렇게 매료되었는가에 대해 생각해보자면, '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어야 하는가'에 대해 제대로 꼬집고 시작하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막연하게'많은 사람들이 읽으니까 읽어봐야지'가 아니라 신화를 통해 인간의 삶에 대해서, 우주 만물에 대해서 배울 수 있기에 우리는 신화를 보고 접하고 끌리는 이유라고 한다.

이처럼 신화에는 세상을 이해하고 설명하려는 인간의 노력이 깃들여 있다. 물론 오늘날 신화가 들려주는 설명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 우리에게는 세상의 이치를 설명해주는 과학이 있으니까. 그럼에도 신화는 여전히 우리곁에 숨 쉬고 있다. 우리는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지금 이곳이 아닌 다른 곳들을 상상하면서 늘 신화와 함께 한다. -본문

무엇보다도 신화 속 신들의 모습이 언제나 완벽하기만 한 신의 모습이 아닌 인간의 모습과 비슷하게 뭔가 부족한 듯한 모습의, 올림포스의 주신이었던 제우스는 여성에 대한 욕망이 들끓었고 여신들 역시 질투에 눈이 멀기도 하는 모습들이, 사뭇 우리 인간의 모습을 띄고 있기에 더욱더 정감이 가는 듯 하다.

여하튼 이렇게 정감 가는 신들의 이야기는 세상의 만물이라 할 수 있는 카오스에서부터 시작하여 가이아, 에로스, 에레보스, 닉스의 탄생으로 세상은 창조되어 진다.

이렇게 해서 세상에는 땅과 하늘, 산맥과 바다, 낮과 밤, 대기가 만들어졌다. -본문

메두사가 원래는 아름다운 여성이었는데 포세이돈와 신전에서 사랑을 나눴다는 이유로 괴물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태어나서부터 괴물로만, 그녀의 눈을 바라보면 모두가 돌로 굳는 다는 사실만을 알고 있던 내게는 이 역시 신세계였다. 또한 메두사를 처치한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가 만나는 장면 역시 띄엄띄엄 알다가 이번에 제대로 알게 된 내용이었는데, 이 책을 따라 가다 보면 계속해서 연결해서, 인간의 등장은 물론이고 고대 그리스의 자취까지 따라가게 된다.

정말 쉼 없이 읽어 내려가면서 흐뭇하게 웃을 수 있는 있기에 즐겁게 본 그리스 신화. 어린이를 위한 책이라기 보다는 그리스 신화를 처음 접하는 자들이라면 당당히 권해 볼 만한 이 책은 다음 번 다른 책을 통해 그리스 신화를 접하게 될 때에도 이 책을 다시 한 번 읽고 보게 될 만큼,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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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처럼 울고 신화처럼 사랑하라』 / 송정림저

독서 기간 : 2013.08.03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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