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 김태훈의 러브 레슨
김태훈 지음 / 미호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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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훈씨를 알게 된 건 영화를 소개해주는 프로그램에서였다. 거침없으면서도 달변가처럼 끊임없이, 그러면서도 매끄럽게 이야기 하는 그를 보면 어느새 멍하니 TV속 영상에 빠져들곤 했다.  그라는 사람에 좀 더 흥미를 가지게 된 것은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일명 세바시라는 프로그램에서 그가 우리가 연애를 할 때 알아야 할 것들이란 주제로 한 강의를 들은 이후다.

 사랑의 방정식은 X, Y값에 대입하며 설명을 하고 비트겐슈타인의 그 사람이 사용하는 단어의 수가 그 사람의 세계의 크기다라는 이야기를 빗대어 남자가 하루 동안 사용하는 단어가 7000여개, 여자가 사용하는 단어의 수는 20000만여 개 이기에 프로그램으로 치면 남자는 1.0버전 여자는 2.0버전이기에 남자들은 여자들의 언어인 2.0를 열람할 수 조차 없기에 이해하기 어렵다 설명하고 있다.

 조금 더 일상생활 속의 차이를 들여다 보자면, 결혼식 당일이라고 가정을 해 보자. 인생의 또 다른 시작을 둔 두 남녀는 결혼식을 앞두고서 그들만의 생각에 빠져있다. 신부는, 이 남자가 맞을까? 이대로 결혼 하면 되는 걸까? 라며 신랑이 될 사람인 남자친구가 평생을 함께 해도 될 만한 사람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다고 한다. 반면 신랑의 경우, 신부가 될 여자가 아니라, 세상에 남겨진 수 많은 여자들을 제치고 이 결혼을 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에 대한 질문을 되뇐다고 한다.     비슷한 맥락으로 결혼 후에도 여자들이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며 그는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남자들은 거리의 수 많은 여자들을 보며 은연 중에 아내와 비교를 한다는 것이다. 시각에 약한 동물이기에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모든 것이 그의 말대로 정확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남자이기에 남자의 보편적인 생각과 마음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 않을까? 그것이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이유였다.

 연애를 하는 동안, 아니 시작하기 전부터 상대방의 사소한 몸짓이나 주고 받는 메시지 만으로도 우리는 수 많은 생각들을 하고 순간순간 판단을 하게 된다. 대체 이건 무슨 의미일까? 나한테 관심이 있다는 걸까?부터 시작해서 연애가 시작하고 난 이후 부터는 밀고 당기기를 잘해야 한다는 둥,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연애를 제외하고 다른 사람들의 연애에 대해서는 곧잘 쉽게 상황을 판단하고 정확한 진단이라며 해결책을 제시하게 된다. 문제는 나의 연애에 있어서 만큼은 그게 쉽지가 않다는 것이다. 남의 연애는 쉬운데 나의 연애를 그렇지 못하는 이 딜레마에 있어 김태훈은 그가 그 동안 들어왔던 이야기들을 풀어놓고 있다.    

 사랑은 요리사의 도마 위에 오른 생선 같다. 신선한 날 것 그대로의 사랑은 이제 내장을 빼내고 뼈를 발라 요리를 위해 냄비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운명이다. 맛있는 요리가 만들어질 것인지 아니면 간이 맞지 않는 실패작이 될지는 요리사의 손에 달려 있다. 재료의 훌륭함이 요리마저 성공시킨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연애란 그런 것이다. –본문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가장 힘들다는 말처럼 누군가를 만나는 것은 생각만큼이나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어느 정도 마음이 통하여 만남이 시작되었다고 한 들 둘이서 함께 한 곳을 바라보는 것은 생각만큼이나 간단하지 않다. 수 많은 연애의 방식이 있기에 어느 것이 옳고 그르다고 이야기 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우리의 연애라는 풍랑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굳건할 수 있도록 그 동안의 그의 경험이자 지인들의 에피소드들은 이미 지나왔던 과거이자 또 하나의 데이터이기에 꽤나 유용하면서도 억지스럽지 않아 공감 가는 부분들이 많다. .

친한 남자친구들은 형제와 같다. 서로 빚 보증만 서지 않는다면 그렇다. 남자친구들 사이에선 비밀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유일하게 간직하는 비밀이 딱 두 개 있다. 사람마다의 편차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남성들이 자존심에 관련된 집안 문제와 여자친구와의 비밀스런 일들은 친구들에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남자들에겐 수컷 근성이라는 것이 있다. 자신의 영역 안에 있는 것을 보호하려는 본능도 이 안에 들어간다. 가장으로서의 책임감도 이런 본능의 일종인 셈이다. 그래서 사귀고 있는 여자가 내 여자다확신이 서면 두 사람의 비밀스런 일들은 아무리 친한 친구라고 해도 거의 하지 않는다. 이것은 남성들 사이의 일종의 묵계이다. –본문

무엇보다도 저자 역시 남자이기 때문에 상담을 하면서 보편적인 남자들의 성향에 대해 이야기를 해준다. 사랑을 시작할 때, 사랑을 할 때, 사랑을 끝내려 할 때의 남자들의 모습이 모두 동일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참고를 할 수는 있다는 것. 그러면서도 내 곁을 지키고 있는 사람은 항상 사랑에 빠져 있는 남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또 나름의 만족을 하며 책을 읽어 내려갔다.

 이 사람을 계속 만나야 합니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오직 두 사람만이 알고 있다. 물론 일반적인 상식에 비추어 주관적인 답변을 들려줄 수도 있다. 그러나 두 사람만의 게임인 연애의 규칙은 원칙적으로 두 사람이 정해야 한다. 야구의 룰이 축구경기에 적용 될 수 없는 것처럼 특별한 두 사람의 연애라는 게임에 다른 사람들의 규칙이 적용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본문

둘이서 함께 만들어 가는 연애이기에 그 둘만이 가장 자신들의 모습을 잘 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맞는 건지 하며 타인의 조언을 얻으려 한다. 이미 내 안에 답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때론 조언을 들으며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고 싶은 바람에서 일 것이다.

모든 해답이 이 책 안에 있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연애라는 레이스에서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룰을 배울 수는 있다. 진부한 듯 하면서도 그것이 언제나 큰 고민거리이기에 읽는 동안에 꽤나 키득거리며 읽은 듯 하다. 연애에 대해 고민이 있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이야기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행복해 지고 싶은 바람이 가득한 연애이야기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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