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랫동안 그녀를 꿈꾸었다
티에리 코엔 지음, 박명숙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너무도 완벽한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은 사람이 곁에 있고 그 어디서도 본 적 없이 황홀한 풍경 속의 주인공이 되어 시공간의 흐름을 뛰어 넘는 나날을 보내고 있기에 행복해라는 생각을 하는 찰나 필름은 그 자리에서 멈춰 버리고 현실의 나의 자그마한 방을 조명하고 있다달콤한 꿈속에서의 시간이 무상하게도 눈을 뜨는 순간 내 곁에 있던 사람은 무수히 사그라지고 마는 것이다역시나 너무 완벽하다 싶었지라며 푸념 어린 투정과 툴툴 털고 일어나며 남아있는 아쉬움마저 탈탈 털어내곤 했다왜 그리도 꿈에서 본 장면들은 거품처럼 금새도 사라지는지현실의 시간에서 꿈을 연장하려 해보아도 잔상도 없이 흔적을 감춰버린다.

 꿈에서 보았던 그 누군가그가 누구인지 기억해 보려 해도 생각나지 않는다분명 그 꿈은 좋았었다 라는 느낌은 남아있지만 그 안에서 내가 무엇을 했는지어디에 있었는지 조차 명확하게 기억나지 않아 역시 꿈이란 이런 것이구나’ 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일이 다반사이다.

 로맨스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꿈꿔 보았을 꿈 속의 연인에 관한 이야기가 티에리 코엔의 손끝에서 현실이 되어 이 책 안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갑작스런 부모님의 죽음 앞에서 황망하게만 지내던 요나는 그의 꿈에 등장하는 한 여인의 말을 따라 그의 이야기를 글로 써 내려가고 그렇게 쓴 처녀작은 등단하자마자 빛을 받기 시작한다그 이후에도 요나의 꿈 속에 그 여인은 종종 등장하지만 여전히 그녀는 꿈 안에만 존재할 뿐 현실에서 그녀와 비슷한 여자들을 만나긴 했으나 오래 지속되지는 못한다.

 요나의 반쪽 영혼혹은 1/3만큼의 영혼의 소유 자라 할 수 있는 리오르상처로 인해 사랑을 더 이상 믿지 않는 그녀는 그간 지나왔던 아픔의 시간들로 인해 사랑이라는 존재 자체를 부정하려 한다누군가 다가오려 하거나 그녀 스스로 마음이 흔들리려 할 때면 리오르는 고슴도치 마냥 일정한 간격으로 틈을 두고 있으니 말이다.

작가와 독자와의 만남을 그리고 있다고 하기에는 요나와 리오르는 그들이 인식하기 이전부터 서로의 삶에 깊숙하게 연결되어 있었다이 책 안에서 각자의 시선으로 그들을 알아보기까지 자신들의 여정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는데 비록 소설은 끝이 났지만 요나와 리오르의 제2편의 장막은 이제부터 시작이기에 그들이 만남 이후가 오히려 더 기대된다힐렐 에딘베르가 그들에게 요구했던 대로 그들의 사랑이 시작되기까지 그들의 삶 속에 함께한 이들과 사랑을 만들어 가며 또 그려내는 그 모두의 이야기는 어떠한 모습일지마치 이제 시작하는 연인들의 설레임을 함께 공유하며 이 소설을 읽어왔다면 책을 덮고 나서는 그들의 행보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팬의 입장이 되어 그 이후를 그려보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