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리얼 푸드 - 갓 구운 베이글처럼 고소한, 노릇한 오믈렛처럼 부드러운
박혜정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뉴욕을 다녀오고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와 음식은 메트로폴리탄 뮤지엄과 옥수수 구이다. 그 넓디 넓은 메트로폴리탄에 가득한 작품 중 아직까지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한 그림은 작품 명이나 화가를 모르기에 찾을 수가 없다는 사실과 어느 카페와 같은 분위기에서 먹었던 옥수수 구이는 우리나라에서 만나 볼 수 없다는 현실이 아직까지도 아쉬움만 머금게 한다.

일주일이란 짧은 시간 동안 뉴욕은 설렘보다는 그리움을 알게 해준 도시로 언제 또 다시 가볼 수 있을까? 그 곳에서 먹었던, 가벼운 주머니를 털어가며 먹었던 레스토랑에서의 만찬을 다시금 느껴볼 수 있을까 란 생각을 하며 펼친 책 안에의 뉴욕의 먹거리뿐만 아니라 뉴욕이 먼저 담겨 있었다. 마냥 설레이고 그 곳에만 가면 나도 뉴요커처럼 멋지게 변할 것 만 같은 마법의 도시에 입성하고 나서도 그 압도되는 분위기에 여전히 나는 여행자의 신분으로 남겨져 있었고 아직도 그 도시는 새롭고 낯설기만 하다.

 잘 짜여진 바둑판마냥 지도 한 장만 있으면 어디든 쉽게 갈 수 있는 뉴욕은 방향치에 길치인 나에게도 지도 한 장으로 충분히 목적지를 찾아 갈 수 있는 친절한 도시였다. 다만 그 때는 그 곳을 즐기기 보다는 경이로운 자세로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생각했기에 여유로운 식사를 한 기억은 그다지 없어 뉴욕의 맛있는 이야기는 그다지 즐기지 못한 듯 하다.

 일 년에 한 번, 한 나라에서 한 달 동안 홀로 살기, 스물네 살이 되던 해부터.

 그녀가 지내왔던 나라 중 뉴욕이란 곳은 그녀에게 역시 매력적인 곳이었나 보다. 꽤나 두꺼운 책 안에 너무나도 많은 맛집이 담겨있었는데, 나는 그 곳에 갔을 때 왜 이토록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 못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되돌아왔다. 차라리 몰랐더라면 내가 다녀온 여행이 이렇게 아쉽지는 않았을지 모른다는 못된 심술 아닌 심술도 부려봤지만 곳곳에 숨겨져 있는 뉴욕의 맛있는 이야기를 이렇게라도 만나 볼 수 있다는 것에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또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절로 들게 하는 책이다.

 그리고 가장 반가운 것은 내가 그토록 찾고 싶었던 옥수수 구이의 레스토랑을 이 책을 통해 다시 찾았다는 것이다. 3년 전에 갔을 때만 해도 그렇게 유명한 곳인지 몰랐는데, 이제는 너무 많이 방영되어 이 책에 실을지 말지도 고민했다라고 고백할 정도라니. 왠지 시원섭섭해 진다.

 책을 통해서 음식을 만난다는 것은 내게 꽤나 많은 인내심을 요구했다. 그림과 글로 저자가 느꼈던 오감을 시각과 상상을 통해서 맛봐야 한다는 한계가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음식뿐 아니라 뉴욕 도시가 압축되어 있는 책을 통해 뉴욕을 다시 거니는 느낌이 그나마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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