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1 - 인생을 결정 짓는 시간
신세용 지음 / 유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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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세에 자서전으로 밀리언 셀러 등극, 옥스 포드대학교 정치, 경제, 철학 석사 졸업, KAIST 경영대학원 출신의 젊은 금융사업가. 곱상하게 생긴 그의 얼굴 뒤에 따르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식어들을 보며 순간 멈칫했다. 대체 그에겐 어떠한 배경과 기회가 있었기에 하나도 하기 힘든 것들을 그는 다 가진 것일까? 라는 의구심을 시작으로 그의 이야기를 읽어 내려갔다.

 13세부터 21세까지. 그는 이 시간 사이에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방향을 정하고 앞으로 나아갔다. 형처럼 미국에 가고 싶다는 단 하나의 생각으로 그곳을 가야겠다, 그리고 자립적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은 밀항뿐이다 란 결심으로 떠난 그 아침의 발걸음을 따라가며 나는 그 13살이란 그 어린 나이에 이러한 생각을 품었다는 것에 충격 아닌 충격을 받았다. 그가 놓인 상황이 그 자신의 롤 모델이 되어준 형을 닮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었겠지만, 글쎄 그 때의 나는 내 스스로 이러한 생각과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나 자신도 장애를 겪는 것과 다름없이 입장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몇 달 동안 나는 커다란 교훈을 얻었다. 진짜 장애란 부족하고 모자란 현상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한계를 지어버리는 마음가짐에서 온다는 사실이었다. –본문

 그의 간절한 바람과 가족들의 설득 끝에 그는 미국으로 향하게 된다. 알파벳도 제대로 모르던 그는 다섯 번의 YES로 꿈에 그리던 미국에서의 시작되었지만 그의 바람대로 모든 것이 쉽사리 풀리지 많은 않는다. 그 누구에게 기댈 수 있는 공간도 시간도, 사람도 없이 덩그러니 혼자 남아 있는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홀로 이 모든 것을 견디고 꿋꿋하게 자신을 일으켜 세워 견디는 것뿐이다. 타인에 의해서 혹은 외압으로 인해 그 곳에 홀로 떨어져 있게 된 것이라면 열두 번이라도 더 집으로 돌아가려 했을 것이다. 자신의 선택과 결심으로 왔기에 그는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2년의 시간을 지나오게 된다. 눈 앞에 펼쳐진 현실은 환상에 그리던 오색찬란한 희망이라기 보단 검붉은 늪과 같은 시련들이었으며 그 시간을 견디기 위해 주렁주렁 액세서리들을 몸에 지니며 그 미약한 것들에나마 의지하며 견뎌온 그가 안쓰러우면서도 무작정 그는 너무 쉽게 이 모든 것들을 가졌다라고 생각한 그 찰나의 시간들이 미안해졌다. 

 나무는 어떻게 자기가 변해야 할 때를 알고, 그 변화에 맞춰 가장 알맞은 모습으로 달라지는 것일까? 혹시 나이 삶에도 계절의 변화라는 것이 있다면, 변화의 흐름을 아는 저 나무들의 경이로운 지혜가 나에게도 있지 않을까.? –본문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찾아오는 기면 증세와 더 이상 앞으로 나가가야 할 동기가 사라져 버린 정체 상태에 빠져 있을 때 그의 가족들은 그가 다시금 일어 설 수 있도록 기다려준다. 세상 살면서 왜 나에게만 이런 시련이 펼쳐 지는 것인지, 남들은 평범하고 그럭저럭 보내고 있는 같은 오늘이 내게만 버겁게 다가오는 그 순간 순간 마다 나의 또 다른 거울인 가족의 그늘 안에서 다시 일어 서기 위해서 더욱 움츠리고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동시에, 이 우주를 생각하는 순간 나는 이미 우주이다. 내 안에서 하나의 우주가 형성된다. 나 자신도 느끼지 못하는 작은 일들이 꿈으로, 환상으로 끝없이 생겨났다 사라진다. 과거의 기억과 미래에 대한 상상, 그리고 지금 막 지나가고 있는 0.1초의 현실들이 한없이 교차한다. 이 모든 것을 끌어안고 있는 무한한 존재로서 나는 한없이 커진다. 본문

 모든 걸 다 가지고 있는 듯한 사람을 보면 나도 모르게 볼멘 소리를 하게 된다. 나도 너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당신이 가진 것들을 태어나면서부터 당연히 가질 수 있는 여건이었다면 나도 당신처럼 살 수 있을 거야 라며 불만 가득한 소리로 그들을 깎아 내리기 급급했었다. 그래, 그들은 나보다 쉽게 길을 갈 수는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와 내가 다른 것은 그는 그 스스로 길을 개척해 나갔다는 것이다. 그 누가 만들어준, 이끌어주는 손에 이끌려 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원하는 곳을 향해 피투성이가 되면서도 그 길을 갔기에 그와 나는 지금 다른 곳에 있다. 이미 나는 13-21의 시간을 지나왔다. 그 사이 그와 나의 간격은 멀어져 있다.

이미 벌써 늦었어. 가 아닌 나도 이제 시작하면 될 수 있어. 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나의 13-21은 과거지만 두 번째의 13-21의 터널은 내 앞에 다시 놓인 셈이다. 나의 우주를 그처럼 무한히 팽창시켜 봐야겠다는 소소한 불씨 하나를 던져주는 이 책이 그저 고마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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