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역습 - 오만한 지식 사용이 초래하는 재앙에 대한 경고
웬델 베리 지음, 안진이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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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과 같은 생태시스템을 보면 그 조화로움과 질서정연함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숲을 이루는 하나하나의 요소들 - 땅, 나무, 꽃 등을 비롯해 이름을 알 수 없는 무수한 동식물들이 존재들이 펼치는 향연은 너무나 아름답다. 그러면서도 각각의 요소들이 서로를 해치지 않고 균형을 이루고 있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다. 물론 인간의 입장이기 때문에 우리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그들만의 기쁨과 슬픔 같은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간들이 자연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면서 초래된 비극들을 생각해본다면, 만약 있을지도 모를 그들의 아픔과 고통은 차라리 진정으로 '자연'스러운 것인지도 모른다. 아프리카의 초원이나 아마존의 밀림, 유럽과 미국에 있는 거대한 산맥들, 광대한 바다 속 미지의 세계들은 저마다의 존재감을 확실히 가지고 있으면서도 지구라는 거대한 시스템 역시 하나의 멋진 세계로 운영하는데 뛰어난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인간들이 지식과 이성, 힘을 통해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하고 있다.

   인류의 문명과 기술발전이 불필요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그런 발전으로 인해 우리가 받는 편리함이나 새로운 기쁨들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어떤 의미에서는 더 여유가 없어지고 감성이 건조해지고 있으며, 듣도 보도 못한 이상한 병들이 자꾸 생기는 것 등이 대표적인 증상일 것이다. 발전의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현명한 절제가 있어야 하는데 무조건 성장과 이익증대를 외치며 달려온 인류는 지금이라도 자제심을 발휘하지 않는다면 결코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될 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런 때에야말로 앞서 언급한 생태시스템을 인류의 역사에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한 명의 리더가 무너졌을 때 전체가 와르르 무너지는 것과 같은 지금의 경제, 사회 시스템이 아닌, 자연의 각 요소들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것 자체로 서로를 살리면서 전체를 활발하게 움직이게 하는 장점을 적극 배워야 한다. 


   가축을 이용해 농사를 짓다가 트랙터를 사용하면서 땅에 대한 애정이 오히려 줄어들더라는 저자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해 삼림지대를 철저히 가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이처럼 미래 세대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그나마 희망을 가지게 한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우리는 공멸이 필연인 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아등바등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구가 언제까지 버텨줄지도 의문이다. 최근 각종 이상기후나 자본주의 시스템의 허점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은 확실히 과거의 경우와는 차원이 다른 것 같다. 이제는 인류가 좀더 겸손한 마음으로 인간의 무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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