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리 플래닛 - 당신은 오늘 얼마나 먹었나요
피터 멘젤.페이스 달뤼시오 지음, 김승진.홍은택 옮김 / 윌북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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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살기 위해 먹느냐 먹기 위해 사느냐, 란 질문이 생각났다. 먹기 위해 산다 그러면 어쩐지 수준 낮아 보이고 먹는 것이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은 살기 위해 먹는다는 답변을 모범 답안처럼 내놓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관점을 달리해본다면 '먹기 위해 산다'라는 답변도 그리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먹기 위해 산다고 했을 때 그 먹는 행위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먹는 행위로 인해 삶이 얼마나 유익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가를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말이다. 즉 무엇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의 문제를 고민하는 것은 현재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구 위에 사는 사람들의 총체적인 삶, 나아가 인류의 궁극적인 생존 문제까지 연결되는 것이 음식 문화라는 사실을 요즘 절실히 느낄 수 있다. 물론 당장은 피부로 와닿을 정도는 아니지만 미디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세계의 현실은 그냥 보고 지나칠 만큼 단순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은 충분히 알 수 있다. 

   전 세계에 있는 음식을 모두 합하면, 또 현재의 식량 생산 능력을 감안하면 모든 사람들이 충분히 배불리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양이라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한쪽에서는 배부른 자는 배가 터져 죽을까봐 걱정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못 먹어 굶어 죽을 지경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인구의 증가와 환경 파괴, 그에 따른 기후의 변화가 아직까지는 모든 인류를 위협할 수준에 이른 것은 아니지만 아무런 삶의 방식의 개선 없이 이대로 계속된다면 모든 사람이 후회하게 될 그날이 이내 다가오고 말 것이다. 실제로 식량 부족 사태에 대비해 곤충을 미래의 주 식량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칼로리 플래닛'은 전 세계에 있는 80인의 평범한 사람들의 하루치 식량과 함께 찍은 사진들과 그들의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각 나라의 식문화는 물론 전통을 힘겹게 지켜나가는 모습과 조금씩 외래 문화에 의해 변해가는 모습 등 삶을 둘러싼 다양한 현실을 간접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단순히 그들이 먹고 마시는 음식과 각자의 사연을 넘어 우리의 삶이 얼마나 외부 환경에 의해 비자발적이 되어가고 있나를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최근 웰빙 바람을 타고 조금씩이라도 채소나 간단한 먹거리를 스스로 조달해서 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음식 문화, 요리 문화야말로 우리가 우리 삶의 주인으로서 진정으로 살고 있는지 아닌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판단 기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한국 사람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아쉽기도 했다. 내용도 충실하지만 책에 나온 사람들의 삶을 상상해볼 수 있도록 성실하게 표현된 사진들만으로도 충분히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이 서평은 출판사 '윌북'으로부터 무료로 제공 받아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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