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사가 알려주는 기분 좋은 섹스 - 섹스, 그저 그래……. 조르니까 어쩔 수 없이 하는 거지
송미현 지음, 류지연 옮김 / 프리렉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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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잘 알고 행하는 것과 지레짐작이나 충분히 알지 못하고서 행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불필요한 시간 낭비와 오해를 줄인다는 측면에서 그렇다. 특히 남녀 간의 성 문제는 더 그런 것 같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성들은 오랫동안 수동적인 성 역할을 강요받아왔고 남성들의 경우 왜곡된 성 문화 속에서의 ‘자연스러운(?)’ 학습 과정이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결과를 낳는 일을 얼마나 많이 경험해왔던가. 내가 접해온 성지식이나 정보들이 얼마나 남성 시각 중심으로 다뤄져 있으며 또한 그로 인해 남녀가 더 효과적으로 친밀해질 수 있는 기회를 얼마나 많이 날리고 있는지 ‘여의사가 알려주는 기분 좋은 섹스’를 통해 잘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먼저 섹스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 최고점에서의 절정감, 즉 오르가슴의 정확한 정의와 함께 여성의 오르가슴은 물론이고 남성이 느끼는 오르가슴에 대해서도 친절히 설명하고 있다. 남성이 음부를 중심으로 성적 쾌감을 직접적으로 느끼는 부분이 한정되어 있는데 반해 여성은 경우에 따라 몸의 다양한 부분에서 성감대를 발견하고 개발할 수 있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남성은 자기 자신의 욕망에만 충실하여 여성에게 일방적인 성관계를 강요하는 우를 범하지 말고 어떤 부분에 자극을 주었을 때 더 즐겁고 강한 쾌감을 느낄 수 있는지 서로 의사소통을 통해 함께 찾아나갈 것을 권하고 있다. 물론 서로가 진정으로 사랑하고 애정으로 가득 찬 경우라면 남녀 관계없이 온몸과 마음이 아름다운 흥분과 쾌감으로 충만할 것이다. 


   본격적인 섹스에 돌입하기 전에 준비하고 취해야 될 구체적인 지침부터 실제 성관계 시 어떤 부분부터 애무에 들어가야 하는지, 이성의 신체적인 특징을 잘 생각하면서, 또 필요하면 상대에게 확인하는 과정을 동반하면서 서로가 충분히 기쁨을 느끼며 할 수 있는 방법을 그림과 함께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의 입장에서도 충분히 배려하여 설명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역자가 권하고 있는 것처럼 부부나 커플이 함께 읽으면서 연구해보는 것이 참 좋을 것 같다. 사회가 점점 몸과 성에 대해 개방적으로 변해가는 만큼 실제적인 지식과 의식도 함께 발전해나가야 할 텐데 어설픈 성교육 정책과 인터넷 정보의 홍수 속에서 그 불균형이 심화되어 요즘처럼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아무튼 좀 더 명랑하고 밝고 건전한 성 담론이 활발하게 펼쳐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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