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럽게 사랑하자 - 마광수 교수, 육체주의를 선언하다
마광수 지음 / 책마루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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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던 마광수 교수님의 글을 처음 접해본 나로서는 요즘 시대가 한창 교수님이 활약(?)하던 때와 많이 달라져서인지는 몰라도 그다지 퇴폐적이거나 윤리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이분의 에세이에는 겉치레나 허위의식이 없어서 오히려 더 순수하고 자유롭다는 인상을 받았다. 자신만의 영역에서 의식의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는 ‘야한 싸움꾼’으로서의 모습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게 될 날이 과연 언제쯤 올런지... 

   이분이 주로 애용하는 ‘야하다’라는 표현은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야한 것이 아니라 본능에 솔직한 것, 천진난만한 아름다움, 동물처럼 순수함, 열려 있음, 개방성 등을 뜻한다고 한다. 이런 의식을 바탕으로 유미적 평화주의가 확산되면 세상의 많은 부조리, 범죄 등이 상당 부분 해결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겉과 속이 진정으로 야한 사람들이 득실대는 세상이라!


   문학, 예술의 본질적인 역할을 욕망의 대리배설이라고 직설적으로 표현한 부분 또한 인상적이었다. 위선에 찬 기성세대와 그들이 조성한 사회 속에서 세뇌된 이중성 때문에 병들어가고 있는 젊은 세대가 더 이상 문화적으로, 정신적으로 파괴되지 않기 위해서는 본능을 억압하지 않고 인정하면서도 자유롭게 풀어주었을 때 진정한 자율이 실현될 수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마광수 교수님의 글은 한국 사회의 왜곡된 윤리 의식을 정면으로 꼬집고 있어 유쾌하다. 박쥐가 배설할 때 모습처럼 모든 것을 까발리는 듯한 이분의 주장에 모두 동의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경직되고 촌스러운 우리 사회에 이런 분들이 왜 존재해야 하는가 그 필요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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