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드
무라카미 류 지음, 이영미 옮김, 하마노 유카 그림 / 문학수첩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지금 이 시대는 되도록 상처를 받지 않고 필요하다면 상대에게 상처를 줘서라도 자신의 마음을 보호해야 하는 세상이 되었다.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세상을 향해 사람을 향해 마음껏 부딪치고 적극적으로 관계를 형성해나가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요즘처럼 물질중심적이고 외모지향적인 시대에서는 더욱 문제다. 겉과 속이 함께 성숙되지 못하고 한쪽으로만 치우치다 보니 갖가지 부작용이 사회를 더욱 병들게 하고 있다. 

   무라카미 류의 ‘쉴드’는 고지마와 기지마라는 두 주인공의 인생을 통해 우리의 중심에 있는 가장 소중한 것, 마음 혹은 정신이라 불리는 것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 그것을 지키게 하는 쉴드란 대체 무엇일까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타고난 재능이나 환경, 좋은 학교, 직장이 우리의 삶을 지켜주고 미래를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이미 지난 10~15년간의 기간을 통해 혹독할 만큼 제대로 배웠다. 이 책 역시 두 주인공이 한쪽은 더 잘 나가고 한쪽은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과정을 서로 차례대로 교환하듯 경험하는 모습을 통해 삶에 있어 진정 중요한 것은 자기가 진심으로 기뻐하고 편안함을 느끼고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이 무엇인가를 깨닫는 것이라는 사실을 전하고 있다. 그리고 그 깨달음이 바로 나를 지키고 나아가 우리를 더욱 강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나는 작가가 말하는 쉴드라는 것을 자신만의 신념, 가치관, 꿈, 목적 등으로 이해하고 있다. 어느 시대에나 자주 언급되고 회자되는 것들이긴 하지만 오늘날만큼 공허하게 울리는 시대도 없었던 것 같다. 그만큼 자신의 인생에 대해 스스로 결정하고 확신할 수 있는 세상이 아니게 되어버린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탓하고 사회를 탓하고 남을 탓하지만 결국 이 모든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서로를 견제하고 공격하기 위한 쉴드가 아닌, 서로를 지켜주고 함께 전진할 수 있는 영화 ‘300’의 전사들 같은 쉴드를 가지기 위해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만의 진정한 가치와 꿈을 깨닫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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