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코너 우드먼 지음, 홍선영 옮김 / 갤리온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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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 클루니와 샤이아 라보프를 섞어 놓은 듯한 저자의 모습을 표지에서 보고 우선 책에 대한 친밀감이 들었다. 얼마 전부터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재테크에 대한 실전을 시작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 책은 내가 원래부터 가지고 있었던 세계여행에 대한 꿈과 현실경제에 대한 색다른 이해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경제학을 공부하고 금융업에 종사하면서 그는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감을 느낀 것 같다. 경제적으로 풍족한 상황이었지만 조그만 모니터 속의 이론과 수치, 비인간적인 업무 내용에 대해서 이건 무언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았던 그는 과감히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진짜 알고 싶은 세상 속의 경제와 그 경제를 이끌어가는 사람들과 직접 부딪혀보기로 한다. 

   이 책은 모든 재산을 털어 5만 달러를 만든 다음 6개월 간 여행을 하면서 전 세계의 상인들과 물고 물리는 흥미진진한 거래를 하는 동안 10만 달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이룬 저자의 영화 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다큐멘터리까지 만들어져 제법 큰 화제를 모았다고 한다. 아랍과 아프리카 지역을 시작으로 중국, 일본을 거쳐 본국인 영국에서의 마지막 거래까지 그가 거래한 품목들은 카펫, 커피, 칠리소스, 와인, 말, 옥, 차, 서핑보드, 데킬라, 목재 등 매우 다양하다. 이런 다양한 품목들을 거래하면서 터무니없는 행동으로 인해 손실을 보기도 하고 지나온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적절한 흥정을 통해 매우 높은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초반에는 익숙하지 않은 직접적인 거래에서 그 지역 상인들에게 속기도 하고 조롱당하기도 하고 비싼 값을 치르기도 하면서도 쉽지 않은 여행을 이어가지만 잔뼈가 굵은 전통적인 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이국 상인들과의 트레이닝(?)을 통해 점점 세상 및 사람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경제의 현실을 터득해나간다. 경제활동이나 거래라는 것은 때론 냉혹하기도 하고 비상식적인 요소들이 비일비재하기도 하지만 결국 살아남기 위한 인간의 처절한 삶의 과정이라는 것을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거대 기업과 기관들이 경제라는 괴물을 움직이는 주체인 것 같지만 우리에게 보이는 것만이 경제의 다가 아님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먼 옛날과 같은 방식으로 경제적 교환행위를 하고 있으며 조금씩 현대적인 방식으로 변화의 조짐을 보이는 곳도 있었다. 저자의 ‘경제 세계일주’는 한 사람의 (좋은 의미에서) 상식을 벗어난 독특한 삶의 이력을 보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다른 나라의 사람들, 그중에서도 물품을 사고파는 활동을 통해 삶의 의미를 구현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사람이 살아가는 방법은 참으로 다양하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그것을 모른 채 너무나 좁은 시야에 갇힌 채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해준 유익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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