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워드 Onward - 스타벅스 CEO 하워드 슐츠의 혁신과 도전
하워드 슐츠 & 조앤 고든 지음, 안진환.장세현 옮김 / 8.0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일요일 아침마다 KBS1 TV에서 하는 ‘100년의 기업’이라는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 편이다. 특히 내가 관심 있는 분야나 업종인 경우는 꼭 본다. 가장 최근에 본 기업은 스위스의 ‘빅토리녹스’다. 우리에게는 맥가이버칼로 유명한 스위스 아미 나이프를 만드는 곳이었다. 한 세기를 넘기면서도 전통과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이 그렇겠지만 빅토리녹스 사 역시 효율과 이윤만 추구하는 현대 기업들과는 다른, 사람과 지역경제를 먼저 생각하는 훌륭한 기업이었다. 설립자의 이념에 따라 무엇보다 함께 일하는 사원들의 자부심과 쾌적한 작업환경, 복지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는데 오히려 이런 노력들 덕분에 기업의 가치가 높아지는, 즉 좋은 품질과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의 창출로 이어지면서 결과적으로 기업의 이윤이 늘어나고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전통을 중시하면서 전통에서 영감을 얻고, 나아가 전통을 재창조하는 빅토리녹스 사의 모습을 보면서 큰 감명을 받았다. 

   위기에 처했던 스타벅스를 살리기 위해 돌아온 CEO 하워드 슐츠의 혁신과 도전의 여정을 다룬 ‘온워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스위스의 빅토리녹스를 언급한 이유는, 스타벅스의 설립 취지와 성공, 그리고 위기 뒤의 재기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가치가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체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이 쌓여 있었던 스타벅스가 이렇게 멋진 기업인 줄은 상상도 못했다. 자신들이 만든 커피의 공간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낭만과 유대감을 새롭게 창조하는 것, 파트타임 직원들에게까지 의료혜택과 기업의 이윤을 나눌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것,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의식하면서 원료를 공급받는 농가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고객들에게 최고의 커피를 제공하기 위한 끊임없는 윤리적 노력과 진실성은 사람들의 허영과 사치스러운 사고방식 뒤에 가려진 스타벅스의 진정한 가치를 알게 해주었다. 스타벅스가 큰 성공을 거둔 이후 초기의 열정과 자세를 어느새 잃어버리고 오로지 성장 위주로만 달려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큰 문제가 생길 것임을 직관적으로 알아채고 물러나 있던 CEO 자리로 복귀할 마음을 먹은 하워드 슐츠의 결단력과 실천력은 매우 감동적이었다. 지금의 성공이 있기까지 단순히 기업인으로서가 아닌 사랑과 열정, 희망을 다 쏟아 부은 분신과도 같은 곳이 바로 스타벅스였기 때문에 그는 다시 일어나기 위한 과정에서 겪게 될 수많은 난관을 묵묵히 헤쳐 나갈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저자가 자기 자신이나 마찬가지인 스타벅스의 내외적 불안 요인에 대해서 자기합리화를 한다거나 외면하지 않고 냉정하게 관찰하고 분석하면서 문제의 근본 뿌리를 정확히 파악하고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실천해가는 과정이었다. 이는 비단 한 기업의 드라마틱한 성장과 위기, 회복의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우리 각자에게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훌륭한 교훈을 주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불필요하고 비대해진 부분들을 과감하게 잘라내고 처음의 신념과 열정, 가치관에 합당한 기업의 모습을 되찾고 그 안에서 혁신을 통해 전통의 가치를 재창조하는 작업은 한 개인이 자신의 문제점을 깨닫고 개선해나가기 위해 시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충분한 힌트가 되었다. 우리 사회에서도 이처럼 기업 문화 차원을 넘어 한 나라와 구성원들 각자에게 모범이 되고 바람직한 자기발전의 길을 제시하는 경영자와 기업이 두각을 나타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은 우리 삶에서 전진(Onward)과 발전, 성공의 진정한 의미가 오로지 물질적이고 외적인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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