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잉 메시지 - 지구와 인류를 살리려는 동물들의
개와 돼지 외 지음 / 수선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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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인간은 수없이 많은 물질들로 이루어져 있다. 각 기관과 성분들로 나누어 살펴본다면 왜 인간을 소우주라 불렀는지 이해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구에 대해 생각해보자. 지구를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로 봤을 때 인간도 지구를 구성하는 하나의 물질 내지는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21세기의 인간을 암덩어리에 비유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인간이 지금 당장 사라진다면 지구가 어떻게 생태적으로 급속히 회복하는지에 대한 다큐멘터리도 방영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지구를 병자에 비유하고 현재의 자연 재앙을 지구 스스로의 자정 작용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지금 지구의 상태에 대한 진단은 크게 둘로 나뉘어 있다. 지금과 같은 산업 시스템으로는 얼마 못 가 석유가 바닥이 나고 아직 채 완성되지 못한 친환경대체 에너지 시스템으로는 이미 악화될 대로 악화된 지구와 인간의 생명을 보장해주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반대로 이 상태로 계속 되어도 괜찮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최근 들어 급격히 증가하고 이는 이상기후와 자연재해를 기나긴 지구의 역사에서 주기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해하고 있는 듯 보인다. 이는 아무리 문화와 문명이 발달하고 고도화되어도 아직 지구에 대한 인간의 지식은 한없이 모자람을 보여주는 반증이 아닐까 생각된다. 분명한 것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아무리 심해도 견딜만했던 더위가 비정상적이라고 피부로 느낄 만큼 지독한 여름을 경험했고 새하얗고 아름다운 눈이 무섭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한 겨울을 경험했다는 사실이다. 매년 심해지는 봄의 황사, 미쳐버릴 것 같았던 여름과 마음까지 짓눌릴 것 같았던 겨울의 경험을 통해 조금만 예년 범위에서 벗어난 이상 날씨만 되어도 사람들이 얼마나 생활에 지장을 겪을 수밖에 없는지 확실히 알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모 아니면 도라는 식의 도박 같은 인류의 지구 생태계에 대한 태도는 너무나 위험하다고 생각된다. 


   동식물과의 교감이라는 독특한 방식을 통해 완성된 책 ‘지구와 인류를 살리려는 동물들의 다잉 메시지’는 그것이 환경을 지극히 생각하는 사람들의 간절한 바람이 강하게 표현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나는 사실이라고 믿고 싶다. 논리와 과학적인 탐구만으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세상에는 얼마든지 있으니까. 그런데 그렇게 환상적인 능력을 보유하지 않아도 우리들은 야생동물들의 움직임을 통해 해당 지역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그런데 자꾸 잊어버리거나 간과해서 그 중요성이 부각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해마다 엄청난 수의 생물 종이 사라지고 있고 인류를 위협하는 해괴한 병들이 생겨나고 있다. 우주적 섭리에 의한 정상적인 발전 단계라고 보기는 너무나 비상식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얼마 전에 충격을 줬던 구제역 사건만 해도 그렇다. 인간의 영혼도, 동물들의 생명도, 그 비극을 속절없이 받아내기만 해야 했던 하늘과 땅도 점점 그 풍성한 생명력이 약해지고 있다. 


   동물들의 메시지가 아니라도 사람들 스스로 느끼고 있을 것이다. 뭔가 바뀌어야 한다고. 끊임없는 성장지상주의, 물질만능주의가 임계점에 와 있다는 것을. 그걸 알면서도 욕심을 버리지 못하게 하는 사악한 존재의 힘을 과감히 떨쳐버려야 할 때라는 것을. 이 책은 이미 우리 내면에 일어나고 있는 중대한 위기감을 인간이라는 존재만큼이나 중요한 동물과 자연의 목소리라는 색다른 시각을 통해 전하고 있다. 물질적인 성장이 아니라 정신과 영혼이 성장하는 기쁨과 자유를 누리는 진정한 의미의 진화는 우리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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