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애리얼리 경제 심리학

댄 애리얼리, 경제 심리학 - 경제는 감정으로 움직인다
댄 애리얼리 지음, 김원호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2월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사회경제적 현상을 설명하려는 시도들은 이제 각 학문들 간의 교류와 통합적인 연구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 요즘 대세를 이루고 있다. 얼마 전에 읽은 책 중에 자연현상과 사회현상의 유사성에서 힌트를 얻어 물리학의 이론을 통해 사회현상의 비밀을 밝혀내고자 한 사회 물리학을 다룬 ‘사회적 원자’라는 책도 그런 흐름의 하나일 것이다. 세계적인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의 신작 ‘경제 심리학’은 사람들의 의사결정과 동기유발을 비롯한 다양한 삶의 선택의 순간에 불합리하고 비이성적인 요소들이 왜 개입할 수밖에 없는지를 독특한 이론과 실험을 통해 밝히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전작 ‘상식 밖의 경제학’에서 인간이 가진 비이성적이고 불합리한 특성의 단점에 대해 주로 다루었지만 이 책에서는 더 나아가 장단점을 고루 파악해 우리의 삶을 보다 효과적이고 풍요롭게 운영해가고 닥친 문제에 대처해 나갈 수 있는 지혜를 구하고자 한다. 경제학적인 관점에서는 인간이 아주 합리적이고 최대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 최소의 대가만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전제하지만 저자의 연구는 실상 사람들은 조금 더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스스로의 창조성과 노력이 담긴 길을 통해 더 큰 보람과 인생의 행복을 느끼는 감정 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실험을 통해 증명하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기업현장에서 무조건 큰 보상만이 높은 성과를 이루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생산성을 저하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적절한 보상의 범위를 넘어서면 사람은 오히려 성과에 대한 부담 때문에 의욕을 상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분야에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문제인지는 확언할 수 없지만 인간이 기계와 다르다는 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각이었다. 또한 저자는 인간의 놀라운 적응력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는데 고통은 일시적인 경험으로, 쾌락 및 행복의 감정은 지속적 경험으로 조절할 수 있을 때 인생이 더 즐겁고 행복할 수 있다고 하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이밖에도 가족생활이나 연애, 취미 같은 일상의 부분에서 인간의 심리적 특성을 어떻게 이용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저자 자신이 10대 후반에 겪은 화상사고로 인해 길고 지루한 치료과정을 경험하면서 인간 행동의 의외의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면들에 흥미를 가지게 된 것이 오늘날 저자가 행동경제학이란 분야를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계기라고 할 수 있다.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 행복할 수 있는 인간 내면의 비밀을 파헤치는 댄 애리얼리의 앞으로의 연구 성과가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