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식 사고를 길러주는 영어표현사전
박정해 지음 / 베이직북스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영어식 사고를 길러주는 영어표현사전’은 10년 이상의 저자의 경험과 노력이 담겨있는 만큼, 그냥 한 번 읽고 책장에 꽂아둘 책이라기보다는 기간을 정해놓고 천천히 내용을 공부해가며 이해해야 독자 입장에서는 제값을 할 책이다. 콩글리시라 해도 원래 의미를 잘 살리면서 적절히 축약된 좋은 표현도 있을 수 있는데 저자 역시 콩글리시를 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보다 정확한 영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미리 서두에서 밝히고 있다.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언어와 관련한 문화를 소개하는 부분은 좀더 보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이런 표현은 잘못됐다, 원어민들이 알아듣지 못한다, 이렇게 해야 된다, 이렇게 고치는 것이 좋다‘는 것이 주요 설명방식이다. 그런 식으로 500페이지 가까운 책의 내용이 반복되다 보니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재미를 목적으로 한 책이 아니니까...^^; 관용적인 표현을 통해 그 나라 문화를 잘 살펴볼 수 있는데 그 부분은 짧긴 하지만 직역오류를 다룬 챕터에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보통 사람들이 외국인과 대화할 때 콩글리시로 인해서라기보다는 긴장해서 표현이 잘 떠오르지 않거나 자신감이 부족해서인 경우가 더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책을 읽는 동안 많이 들었다. 오히려 콩글리시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오해나 난처한 상황 등을 겪는 것은 하나의 통과의례라고 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의 도움으로 콩글리시가 많이 해결되었다 하더라도 막상 부딪혀보면 말이 잘 나오지 않는 다른 요인이 많을 것이다. 아무리 그 사람을 많이 사랑하고 그 사람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하더라도 눈앞에 있으면 쭈볏거리게 되는 그런 심정과 비슷하다고 하면 지나친 것일까? (아... 좀 그런가...ㅡㅡ;) 아무튼 무엇이든 그런 것 같다. 배우고 익힌 것은 실천의 반복을 통해 완성된다는 것. 콩글리시든 퍼펙트 잉글리시든 사람들과 자꾸 말을 섞어봐야 온전히 자기 것이 될 것이다.  

저자가 실제 수집한 예제라고 하지만 정말 그렇게 표현했을까 싶은 것들이 있었는데, 예를 들어 ‘영계’를 young chicken, ‘날개 돋친 듯 팔린다’를 selling as if they have wings, 가장 의문스러웠던 ‘대일밴드’(Dae-il band), 에프킬라(F-killer) 등이다. 반대로 PC room이나 all-in, 맥가이버칼 같은 표현은 원어민들이 자주 쓰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우리가 주입시켜 보는 건 어떨까? one-side love도 훨씬 괜찮은 것 같은데^^; 정말이지 와이셔츠나 라운드티는 원어민들이 역으로 받아들여 써도 좋을 것 같다. airhead 같은 경우는 우리말로 ‘머리가 비었다’는 표현이 있어 친숙하게 느껴졌다.  

이 책을 읽으면서 93년에 출간되었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라는 책이 떠오른 것은, 연결되는 어휘의 특징을 역사와 문화, 재미있는 그림을 통해 말꼬리를 붙잡듯 학습하는 이 책의 장점을 ‘영어표현사전’(책의 내용을 감안하면)을 만드신 분들이 참고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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