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슨트처럼 미술관 걷기 - 세상에서 가장 쉬운 미술 기초 체력 수업
노아 차니 지음, 이선주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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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디지털감성 e북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요즘은 잠잠한 편인데, 한때 여러 매체에서 재테크 수단으로서의 예술 작품 수요의 증가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는 세대를 넘어 젊은층으로까지 번져 누구라도 한 번쯤은 미술관이나 관련 전시회를 기웃거리게라도 만드는 효과를 낳았다. 아마 보도가 되지 않고 있다 뿐이지, 여전히 성황을 이룰 것 같다. 왜냐하면 돈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꼭 돈 문제가 아니더라도 예술작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는 소셜 미디어의 역할도 크다. 꼭 전통적인 등단 경로가 아니더라도, SNS를 통해 실력을 인정받고 예술가로서 데뷔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매체가 발달하면서 예술에 대한 대중의 접근성이 높아졌다. 덩달아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고 솜씨를 뽐내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니 놀랍기도 하다. 마치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나라에 이렇게 실력 있는 가수들이 많았나, 역시 흥의 민족이구나, 하고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예술 작품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지만, 작품의 모양이나 성격에 따라 해석이 동반되어야 그 가치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중의 취향은 눈에 어떻게 보이는가가 우선적이다. 보기에 아름다운지, 감탄할 만큼 정교하게 잘 만들어졌는지, 어떤 생각을 하도록 이끄는지 등이 일차적인 감상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일반적인 감상의 방법은 이 책에 따르면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 유래한 것 같다. 그는 예술 작품의 가치를 첫째, 훌륭한가? 둘째, 아름다운가? 셋째, 훌륭한가? 라는 세 가지 질문을 통해 평가할 수 있게 하였다. 지금 보면 당연한 것 같지만, 약 2,400년 전 사람의 아이디어가 아직까지도 그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대단한 일이다.

아리스토텔레스처럼 대단한 사람이 세운 기준을 통해 예술을 감상하고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의 취향이라는 관점에서 예술 작품을 볼 수 있도록 이끌어준 사람은 조르조 바사리라는 이탈리아 사람이다. 아리스토텔레스보다 약 1,600년 후에 태어난 사람이다. 그때까지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향력이 여전했다는 뜻이다.

바사리는 예술 작품을 평가하는 데 있어 작품뿐 아니라 그 작품을 만든 창작자에 시선을 돌리게 했으며, 이런 관점은 ‘미술사’라는 예술을 보는 포괄적 관점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성과로 이어졌다. 이런 의미에서 바사리도 아리스토텔레스 급 인물이라 평할 만하다.

『도슨트처럼 미술관 걷기』는 부제에서 말하고 있듯이,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적인 지식을 전달하고 있지만,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독자가 자신만의 관점을 가지고 작품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 위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되어 있다. 그래서 어떤 관점이나 틀을 강요하지 않는다. 시종일관 이런 도구를 이용하면 더 쉽게 대상을 이해할 수 있어, 라고 격려하며 가르쳐주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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