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일기
최민석 지음 / 해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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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디지털감성 e북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부끄럽게도 작가의 이름이 익숙지 않다. ‘오늘의 작가상’까지 수상한 소설가인데도 낯선 걸 보면 그만큼 내 독서의 양과 질이 고르지 못하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저자도 자신에 대해 그리 유명하지 않은 작가라고, 진심인지 농담인지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그렇게 스스로를 소개한다. 하지만 앞으로 많이 찾아보게 될 것 같다. 글을 읽는 내내 유쾌하고 즐거웠기 때문이다.

여행 프로그램이나 여행 에세이를 좋아한다. 다른 나라의 문화나 역사, 사람 사는 이야기에 대해 많이 궁금해하는 편이고, 여건상 다른 나라를 가볼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무조건 다 챙겨보거나 집어드는 건 아니다. 경우에 따라 너무 지루해서 시간 낭비라고 여겨질 때도 더러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최민석’이라는 작가의 이름으로 나온 책은,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 책의 원고는 시기적으로 2022년 기준이다. 코로나의 후반기에 해당한다. 책날개에서 이미 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데, 나는 중간에 이강인 이야기가 나올 때 눈치를 챘다. 저자가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를 보러 가는 에피소드에서 상대팀 선수로 이강인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소속팀이 마요르카라고 해서 아, 이게 좀 시기적으로 밀려서 나온 내용이구나 알아차렸다.


정부 프로그램의 혜택과 개인 일정을 포함, 주로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보낸 76일간의 이야기가 짧거나 약간 긴 일기 형식으로 담겨 있는 책이다. 저자는 故 김현 선생의 문체를 존경한다는 이유로, 요즘과는 약간 다르게 느껴지는 문체로 글을 썼다. 사이사이에 가끔 단어를 한자 표기로 쓰기도 했는데, 정말 누구나 읽을 수 있는 단어에만 적용했다.

스페인을 ‘서반아’로, 마드리드를 ‘마덕리’로 계속 쓴다. 베를린은 ‘백림’이라나. 아무튼 저자의 문체는 여행자 특유의 느슨하고 농담 같은 분위기를 주로 드러내고 있으며, 간간이 여행지에서 건져올려지는 인상 깊은 통찰이 눈에 띄었다.

사람들이 사는 모습은 어디에서나 대체로 다 비슷하다. 역사와 문화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 차이에서 비롯되는 불편함이나 어색함을 그럴 수도 있는 것으로 받아들일 때, 여행자의 삶은 풍성해진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느껴지는 감각은, 한낮의 뜨거운 열기와 모든 것을 바싹 말라버리게 만들 것만 같은 건조함, 즉 기후에 대한 묘사다. 가벼운 마음으로, 근처 동네를 여행하듯 읽기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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