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만나는 영국 동화 - 곰 세 마리부터 아기 돼지 삼 형제까지 흥미진진한 영국 동화 50편 드디어 시리즈 3
조셉 제이콥스 지음, 아서 래컴 외 그림,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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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디지털감성 e북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2000년에 즈음에 『알고보면 무시무시한 그림동화』라는 책이 출간된 적이 있었다. 지금은 절판된 것으로 검색되는데, 당시 꽤 흥미로워서 사서 읽어보았던 기억이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백설공주’나 ‘신데렐라’, ‘숲속의 잠자는 공주’ 이야기의 원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최초 버전의 이 동화들은 책 제목 그대로 상당히 수위가 높은 잔혹성을 보여준다. 인간의 욕망과 탐욕에 대해 아이들에게 가감 없이 알려주겠다는 작가의 의도가 세월을 거치며 얼마나 많이 다듬어졌는지를 알 수 있는 내용이었다. 2권까지 나온 건 알고 있었는데 다시 찾아보니 3권까지 나왔었다. 꽤 인기가 있었던 모양이다.

『드디어 만나는 영국 동화』도 그런 느낌의 책이 아닐까 예상해 보았다. 원작 그대로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 했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책이 바로 떠올랐던 것 같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아주 단순하고 명확한 구조의 이야기들이었다. 짧거나 약간 긴 내용의 영국 동화 50편이 소개되어 있다. 목차를 보면 우선 우리에게 익숙한 ‘잭과 콩나무’나 ‘곰 세 마리’, ‘피리 부는 사나이’ 등의 제목이 눈에 띈다. 제목만 보면 낯선 작품들이 많은데, 대체로 비슷한 이야기와 교훈을 다루고 있다.

어떤 사건이 벌어지고, 주인공이 그 문제로 인해 고난을 겪는다. 하지만 주인공의 심성이 착하다거나 지혜롭다거나 외부의 도움을 통해 그 문제는 해소된다. 그리고 함께 등장하는 인물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았더라는, 전형적인 옛날 어린이 동화의 이야기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앞서 소개했던 책과 비교해서 덜 그렇다는 것이지, 사실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에서 잔인한 느낌의 묘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너무 담백하게 서술되어 있기에 그 느낌이 덜 전달될 뿐이다. 기본적으로 악하거나 기묘하게 묘사되는 캐릭터들은 죽는 것으로 결말이 나는 경우가 많다. 악랄한 느낌을 주는 등장인물이 거인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그 거인들이 당시 무엇을 모델로 설정되었는지 찾아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을 더할 것 같다.

앞서 언급했듯이 약간 어리둥절할 정도의 급전개로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경우도 볼 수 있는데, 오늘날 우리가 접하게 되는 같은 제목의 동화들이 더 극적으로 읽힌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원작이 나온 이후 세월을 거쳐 각색되거나 살이 더 붙어서 그런 것 같다. 거기다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 같은 것들에 익숙해 있는 우리들로서는 그 원형이 얼마나 심플한지 확인하는 데 이 책을 읽는 재미도 있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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