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클린 익스프레스 - 길고 쓸모 있는 인생의 비밀을 찾아 떠난 여행
에릭 와이너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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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원서 제목인 ‘Ben & Me: In Search of a Founder's Formula for a Long and Useful Life’이 이 책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번역서 제목을 보면 벤저민 프랭클린의 삶과 사상을 독자들이 알기 쉽게 소개한 책으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이 책의 주인공은 벤저민 프랭클린과 저자 에릭 와이너 두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저자가 자신이 매료된 인물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면서 자신만의 고유한 생각도 유연하게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문장이 정말 술술 잘 읽힌다는 것이다. 원문이 어떻게 되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번역가 분이 원문의 의미를 살리면서도 한국 독자들이 쉽게 잘 읽을 수 있도록 매끄럽게 잘 번역하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랭클린의 삶을 돌아봄과 동시에 그로부터 따라나오는 저자의 생각과 통찰이 마치 두 사람의 교류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프랭클린의 삶이 한 권의 책이라면, 각 페이지마다 저자가 자신의 생각을 메모해놓은 것을 읽는 느낌도 든다. 무조건 공감하는 투가 아니라 더 흥미로웠다.

저자가 벤저민 프랭클린에 대해 ‘실용주의자’라는 표현 대신 ‘가능성주의자’가 더 적합한 것 같다고 한 부분이 눈에 띄었다. 실용주의적 사고와 태도가 가장 큰 특징이기는 하지만, 더 넓은 의미에서 모든 일에 대해 이것이 유용한지 그 가능성을 따지는 사고방식의 소유자로서 묘사한 저자의 표현이 납득되었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84년을 살았다. 18세기 당시의 평균수명을 생각하면 아주 오래 살았다고 할 수 있는데, 그가 죽었을 때 의사가 남긴 말 중에 “길고 쓸모 있는 삶을 마감하며...”라는 표현이 이 책을 읽는 독자가 포착해야 할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평균수명이 점점 늘어나면서 우리는 생각보다 긴 시간을 살아가야 할 처지가 되었다. 어쩌면 견뎌내야 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사람에 따라서 죽는 순간까지 보람 있게 살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그저 숨만 쉬며 잉여로 살아갈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고 한다면 아무래도 긴 인생을 쓸모 있고 의미 있게 살았다고 돌아볼 수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 이 책은 그런 고민에 대한, 말 그대로 ‘실용적인’ 한 가지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다.

* 네이버 「디지털감성 e북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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