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은 어디까지 설명할 수 있는가 - 현대 물리학의 존재론적 질문들에 대한 도발적인 답변
자비네 호젠펠더 지음, 배지은 옮김 / 해나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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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이 처음 상대성이론의 아이디어를 제시했을 때, 당대의 수많은 과학자들이 그 이론을 터무니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때까지 물리학의 기본 토대를 이루던 뉴턴의 고전물리학 체계를 뿌리부터 흔들어놓는 아이디어였기 때문에 우선 거부감이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를 실제로 검증해볼 기회가 생겼고, 결론적으로 상대성이론은 옳은 것으로 판명되었다.

하지만 상대성이론 자체로부터 유도되는 또 하나의 자연법칙이 있었으니 그것은 양자역학이었다. 정상우주론자이기도 했던 아인슈타인으로서는 예측불가능성과 확률론적인 양자역학의 특성을 받아들이기 힘들었기 때문에, 우주상수라는 억지 요인을 끌어들여 자신의 이론이 괴상한 자식을 낳는(?) 것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오늘날 여러 분야에서 입증되고 있듯이, 미시세계에서의 양자적 입자 운동, 특성의 불확실성은 실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어떤 아이디어나 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이론은 다른 표현으로는 특정한 자연현상에 대한 예측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예측이 하나의 온전한 이론이나 이치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실제로 관측이 가능해야 하고, 이 관측치과 예측이 들어맞을 때 비로소 이론은 살아남아 현실 세계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다. 가설과 검증의 과정을 거친 과학이론은 이런 식으로 역사에서 큰 역할을 해 왔다.

그런데 과학의 역할이 너무 강조되는 나머지, 이제는 각종 사이비와 이단들이 출몰하기 시작했다. 유사과학이나 과학의 탈을 쓴 각종 미신들이 과학인 양 행세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현실세계에서 직관적으로 경험할 수 없는 양자역학적 지식은 과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대중에게 기형적이고 왜곡된 지식으로 상품화되어 대중을 현혹하기에 이르렀다. 이 책에서 예로 든 대표적인 경우가 평행우주, 다중우주론 같은 것이다. 저자는 이런 이상한 유사과학들이 유행하게 된 데는 현역 과학자들의 책임도 있다고 보는 것 같다.

저자는 실제로 관측할 수 없거나 당장은 기술적으로 관측이 불가능한 여러 과학 이론들이 있는데, 문제는 이런 이론들이 그 한계를 인정하지 않는 과학자들 스스로의 오류와 맹신에 의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호도되고 있는 것을 경계한다. 아무리 뛰어난 통찰이라 해도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입증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이런 저자의 불만 속에 언급되는 과학자들 중에는 현재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고 인기도 있는 사람들도 있다.

저자는 책 전체에 걸쳐 반복적으로, 과학과 믿음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떤 것이 과학이고 어떤 것이 비과학적인 접근인지 상세히 설명한다. 다시 말해 과학적 설명과 비과학적 설명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직관이 아닌 이성에 근거한 사물과 현상에 대한 이해의 노력이 진정한 과학적 태도임을 보여주고 있다.

* 네이버 「디지털감성 e북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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